매맷값은 떨어지는데 분양가는 오르네...매력 없는 청약, 고민 빠진 무주택자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623만6647명으로 전달(2638만1295명) 대비 14만4648명 줄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지난해 6월 2703만1911명을 기록한 이후 7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분양시장이 침체하면서 청약통장 가입자가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6만8107가구로 전월(5만8027가구) 대비 17.1% 증가했다. 이는 정부의 미분양 위험선(6만2000가구)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오랫동안 청약 불패 지역으로 불려 온 서울지역도 공급 물량을 털어내기 쉽지 않은 모습이다. 강동구 둔촌동 ‘더샵파크솔레이유’, 강북구 미아동 ‘한화 포레나 미아’,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 팰리스’, 구로구 오류동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 등은 수차례에 걸쳐 무순위 청약 또는 선착순 분양을 진행해 왔지만 아직도 잔여 세대가 남아 있다.
청약시장의 기대주였던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 레디언트’와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도 예비 순번에게 계약 기회가 돌아갔다. 일명 ‘둔촌주공아파트 살리기 정책’으로 일컬어지는 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긴장감이 해소되기는 했지만, 일부 비선호 타입이 무순위 대상으로 나오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분양업계의 중론이다.
경기지역으로 범위를 넓혀 보면 광명시 철산동 ‘철산자이더헤리티지’,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자이SK뷰’와 안양시 호계동 ‘평촌 두산위브 더 프라임’ 등이 선착순 분양을 받고 있다. 안양시 호계동 ‘평촌센텀퍼스트’는 분양가를 3.3㎡당 3211만원에서 2889만원으로 10% 할인하기로 했다.
복수의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수요자들이 자잿값과 인건비가 급등하면서 분양가가 인근 구축 단지 시세보다 높아져 번거롭게 청약을 하는 것보다 매매를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청약통장이 없어도 내 집 마련이 가능해지자 이자율도 낮은 청약통장을 쥐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해지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청약통장 금리는 지난해 11월 연 1.5%에서 2.1%로 소폭 상향 조정됐지만, 여전히 시중은행 예·적금 이자율과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청약통장을 유지하지 않는 수요자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택값이 하락해도 분양가는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063만원으로 전월 대비 3.86% 올랐다. HUG가 발표하는 월별 평균 분양가격은 공표 직전 12개월 동안 분양보증서가 발급된 민간 분양사업장의 평균값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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