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준영 '황금폰' 푼 사람"…'버닝썬' 첫 제보자, 고발당했다

유동주 기자 2023. 2. 1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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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최초제보자 김상교씨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행정안정위원회의 행전안전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찰청, 인사혁신처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클럽 버닝썬 게이트'와 관련해 고위 권력층 유착 의혹을 최초로 제기했던 김상교씨(31)가 가수 정준영의 소위 '황금폰' 제보자에 관한 신상을 공개했다는 혐의로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고발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권익위는 지난해 11월말 김씨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김씨가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른 신고자 비밀보장 의무를 위반했다는 판단에서다. 김씨는 지난해 2월 중순경 디지털 파일 복구업자 A씨가 정준영의 휴대폰 포렌식(증거 분석) 정보를 권익위에 공익신고했던 당사자라는 취지로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해당 게시물을 올렸다.

버닝썬 게이트 당시 정준영 휴대폰 파일 유출처로 지목된 서울 강남 소재 한 포렌식 업체가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지만, 공익신고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귄익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김씨는 2021년 말 포렌식 업자 A씨가 버닝썬 사건 초기부터 자신에게 도움을 받아 여러 건의 특종 보도로 유명해진 공중파 연예기자 강모씨와 친하다는 얘기를 연예관계자 B씨에게 듣게 됐다. 이에 김씨는 진위여부를 확인하고자 지난해 2월 연예기자 강씨에게 전화를 했다. 이에 강씨는 대답을 회피하고 전화를 끊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 직후 김씨는 오히려 A씨가 자신에 대해 "믿을 수없는 사람"이라는 등의 험담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이에 대한 항의차원에서 A씨 신상 관련 내용을 인스타에 올렸다고 권익위에 진술했다. 인스타에 올린 게시물엔 포렌식 업자 A씨가 특정 정치세력과 연계돼 있다는 등의 표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A씨는 권익위에 자신의 신상을 김씨가 인스타에 공개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형사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및 메신저 단체 대화방 등을 통해 공유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입국하고 있다.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정준영을 입건했다. 경찰은 조만간 정준영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2019.03.12/사진=김창현 기자 chmt@


지난해 권익위에 출석한 김씨는 A씨의 신상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버닝썬 게이트가 권력층에 대한 비리 수사로 이어질 기회를 차단하고 정준영과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의 일탈에 대한 수사로 이어지게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어 "A씨가 오히려 자신에 대한 험담을 하고 있어 이에 대한 항의 목적으로 올렸고 이것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특히 김씨는 자신이 버닝썬 게이트를 최초로 공론화했는데 권익위가 A씨만 보호하고 자신은 보호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A씨가 자신의 뒷조사를 하고 험담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공익침해로 보고 권익위가 조사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김씨와 함께 권익위에 의해 고발당한 연예관계자 B씨는 유명가수 K씨의 자택에서 2020년 1월경 연예기자 강씨와 A씨 등을 만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권익위 조사에서 공익신고자 A씨에 대해 알게 된 과정을 묻자, B씨는 연예기자 강씨에게 카카오톡 포렌식 자료 등을 제공하는 업자로만 알았고 공익신고자인 것은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B씨는 연예기자 출신 유튜버 김모씨로부터 포렌식 업자 A씨라는 인물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뒤, 기자 강씨와 함께 가수 K씨의 자택에서 만났던 인물이 A씨란 점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얼굴을 확인하고 뒤늦게 알게됐다고 진술했다.

(철원=뉴스1) 김진환 기자 =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9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육군 6사단 신병교육대에 입소하고 있다. 승리는 지난해 초 불거진 클럽 버닝썬 사태와 관련해 그해 5월과 지난 1월 두 차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으나, 모두 기각돼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아 왔다. 당시 승리는 수사를 이유로 현역병 입영연기원을 병무청에 제출했는데, 병무청이 이를 받아들여 입영이 연기된 바 있다. 이로써 성매매 알선·해외 원정도박 등 혐의로 기소된 승리 재판은 군사법원으로 이관된다. 2020.3.9/뉴스1


버닝썬 게이트 당시 권익위에 공익신고된 정준영의 휴대폰 포렌식 파일에서 '성관계 몰카' 등이 발견돼 수사의 단초가 된 바 있다. 당시 관련 보도와 수사기관 등에 따르면 정준영은 전 여자친구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2016년 9월 수사를 받게 되면서 사설 업체에 파일복구를 위해 자신의 휴대폰을 맡겼다. 이 업체에서 포렌식 된 휴대폰 파일은 정준영이 전 여친의 신체를 강제로 찍거나 몰래 찍은 영상이 없음을 입증하기 위한 목적에서 정준영 측 변호인이 경찰에 증거자료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검찰 수사결과 전 여친의 오해로 인한 해프닝이라는 결론으로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그런데 해당 디지털파일 복구 업체는 2016년 포렌식한 정준영 휴대폰 파일을 USB에 담아 3년여간 보관했다. 그러다가 2019년 버닝썬 게이트가 터지자 권익위의 비실명 대리신고제도를 활용해 방정현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세워 공익신고했다. 이 업체는 앞서 '세월호 참사'로 숨진 희생자들의 휴대폰 사용기록 등을 복원하는 데 성공해 유명세를 얻었던 곳이었다. 버닝썬 게이트 당시에는 경찰에 의해 압수수색을 받는 장면이 언론에 나오기도 했다. 결국 권익위에 넘어간 정준영 휴대폰 파일은 검찰 수사의 중요한 증거가 됐고, 이후 정준영과 승리 등에 대한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진 계기가 된 셈이다.

불법촬영물 유포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씨가 과거 휴대폰 수리를 맡겼던 사설 수리업체에 대해 경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소재 휴대폰 사설수리업체로 들어가는 경찰.2019.03.13/사진=뉴스1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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