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출신 스켈레톤 에이스 정승기 선수, 거북선헬멧 연일 화제
최근 세계선수권대회 및 월드컵대회에서 잇따라 메달을 딴 한국 스켈레톤 에이스 정승기 선수의 헬멧에 거북선이 새겨진 것으로 밝혀지자 파주지역에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의 헬멧에 새겨진 거북선이 1413년 태종 때 파주 임진나루에서 왜구를 상대로 모의 전투훈련 당시 조선 최초로 등장한 ‘임진강거북선’과 겹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IBSF 스켈레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대한민국 스켈레톤 선수로는 윤성빈 이후 4년 만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바로 이 대회에서 거북선 헬멧이 처음 등장했다. -자형 거북선 용두가 새겨진 헬멧을 쓰고 시속 138㎞로 질주했다.
정 선수는 당시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거북선 헬멧에 대해 “거북선이 돌격선이지 않나. 얼음 트랙에서 위풍당당하게 질주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가 헬멧에 거북선을 새긴 이유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중 그의 모친인 파주시청 이귀순 과장이 지난해 말까지 문화예술과장을 하면서 조선 최초 임진강거북선 재현 사업에 심혈을 기울인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파주 출신인 그가 모친으로부터 조선 최초로 파주에서 탄생한 거북선의 역사적 사실을 듣고 헬멧에 거북선을 새기고 착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정 선수 모친인 이 과장은 “훈련 때문에 얼굴 볼 수 없다”며 “엄마가 요즘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어봤을 때 파주의 조선 최초 임진강거북선이 임진왜란 때 각종 해전에서 일본 수군을 전멸시킨 이순신 장군 거북선의 원조라는 얘기를 한 적 있다. 승기가 그걸 기억해 헬멧에 거북선을 새기지 않았겠느냐”며 웃었다.
한편 파주 두일초교를 졸업한 뒤 중학교 3학년 때 스켈레톤을 접한 정 선수는 고향 파주를 떠나 훈련장이 있는 평창으로 전학했다. 고교 때 북아메리카컵 3, 4차 대회에서 성인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하는 등 기량이 출중했다. 올 시즌 월드컵 1~3차 대회에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연달아 따냈다. 특히 4차 대회 땐 세계 랭킹 1위만 입을 수 있는 노란 조끼를 입고 달렸다.
정 선수는 오는 2026년 밀라노 동계올림픽 출전에 앞서 오는 17일 라트비아의 시굴다에서 열리는 올 시즌 월드컵 마지막 8차 대회에서 거북선 헬멧을 쓰고 금빛 질주를 펼친다.
김요섭 기자 yoseop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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