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란 ‘반미’ 고리로 밀착…“일방주의 반대” 상호지지 표명

이종섭 기자 2023. 2. 1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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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한 목소리로 미국을 겨냥해 “일방주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풍선과 관련해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나라 정상이 ‘반미’를 고리로 밀착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지난 14일 베이징을 방문한 라이시 대통령과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갖고 “중국은 외부 세력이 이란 내정에 간섭하고 이란의 안보와 안정을 파괴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서로의 핵심 이익 문제에 있어 이란과 상호 지지를 계속 견고히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15일 밝혔다.

라이시 대통령 역시 회담에서 “이란과 중국은 모두 일방주의와 패권적 괴롭힘, 외부세력의 내정간섭에 반대한다”며 “이란은 중국이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수호하는 것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시 주석의 초청을 받아 14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란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2018년 6월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 방문 이후 4년8개월만에 처음이다.

두 정상의 이번 만남은 지난해 12월 시 주석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발표한 중국·아랍 국가 간 공동성명에 이란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생긴 앙금을 해소하고 양국 관계를 다시 정상 궤도로 돌려 놓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공동성명에는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영유권 분쟁 중인 3개 섬 문제와 관련, 중국이 UAE의 문제 해결 노력을 지지하고, 이란 핵프로그램의 평화적 성격을 보장하기 위해 공동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반발한 이란 외무부는 테헤란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고, 라이시 대통령도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두 정상은 다시금 ‘반미’를 고리로 결속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번 회담에서 공개적으로 미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방주의외 패권적 괴롭힘은 사실상 자국을 압박하는 미국의 행동을 겨냥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시 주석은 이란 핵 문제에 대한 건설적 역할도 약속했다. 그는 “중국은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에 계속 건설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이란의 정당하고 합법적 권익 수호를 지지하며 핵 문제가 조기에 적절히 해결되도록 추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은 중국과 국제·지역 문제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을 유지하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보를 수호하길 원한다”고 화답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글로벌발전이니셔티브, 글로벌안보이니셔티브 등을 확고히 지지하고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글로벌발전이니셔티브와 글로벌안보이니셔티브는 시 주석이 미국의 대중 견제에 맞서 국제사회에서 우호세력을 넓히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제안한 경제·안보 구상이다.

두 정상은 이 밖에도 농업과 무역, 관광, 환경보호, 보건, 문화,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양자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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