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몰도바 상공에서 ‘미확인 비행물체’ 발견···한때 영공 폐쇄 등 혼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루마니아와 몰도바 상공에서 잇따라 미확인 비행 물체가 발견돼 제트기가 출격하고 한때 몰도바 영공이 폐쇄되는 등 혼란이 벌어졌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루마니아 국방부는 14일(현지시간) 남동쪽 영공 1만1000m 고도에서 “기상 관측 풍선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 물체”가 공군의 감시 시스템에 포착됐다고 밝혔다.
루마니아 국방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령부 소속 제트기 2대가 출격했지만 조종사들이 육안이나 레이더로 비행 물체를 확인하지 못해 30분간 비행하다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몰도바에서도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서 미확인 비행 물체가 발견돼 한때 영공이 폐쇄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몰도바 항공 당국은 영공 폐쇄가 “기상 상황으로 인해 비행물체를 추적하거나 식별하는 것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민간항공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영공 폐쇄는 3시간 이상 이어졌다. 이에 따라 수십편의 비행기가 취소되거나 변경됐다. 일부 비행편은 루마니아로 우회했다. 몰도바 외무부는 이 비행 물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고, 위험 요소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영공을 다시 열었다고 밝혔다. 몰도바의 한 현지 언론은 “외국 드론이 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영공 폐쇄는 몰도바 정부가 러시아의 ‘정부 전복 계획’을 폭로한 지 하루 만에 이뤄져 긴장감이 커졌다.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가 자국에 공작원들을 침투시켜 정부 전복을 시도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https://www.khan.co.kr/world/europe-russia/article/202302142157025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몰도바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안보 불안이 더욱 심해진 나라 중 하나다. 지난 10일엔 흑해의 러시아 전함에서 우크라이나를 향해 발사된 미사일이 몰도바 영공을 통과해 불안감이 가중됐다.
전쟁 이후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지난해에는 ‘에너지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다. 지난해 몰도바의 주거용 가스 요금은 7배, 전기 요금은 4배 급등했다.
몰도바는 1991년 옛소련 붕괴 후 독립한 국가로,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동부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하고 있다.
현 몰도바 정부는 유럽연합 가입을 추진하는 등 친서방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등 ‘친서방’과 ‘친러시아’ 세력 사이에서 갈등이 계속돼 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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