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읽기] 다양한 영화의 매력 속으로

허남웅 영화평론가 2023. 2. 15.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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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과 3월은 극장가에서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시기다.

무엇보다 3월12일에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후보에 오른 작품들이 국내에 다수 개봉해 더욱 주목된다.

대신 뛰어난 만듦새와 배우의 압도적인 연기를 관람할 수 있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선택폭이 넓어지는 2월과 3월의 극장가에서 영화의 다른 매력을 만끽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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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르’ 한장면. 사진출처=다음

2월과 3월은 극장가에서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시기다. 무엇보다 3월12일에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후보에 오른 작품들이 국내에 다수 개봉해 더욱 주목된다. <아바타: 물의 길>(2022년)처럼 최첨단의 컴퓨터그래픽(CG) 이미지를 앞세운 것도 아니고, <더 퍼스트 슬램덩크>(2023년)처럼 특정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것도 아니다. 대신 뛰어난 만듦새와 배우의 압도적인 연기를 관람할 수 있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타르>(22일 개봉)는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의 여성 지휘자의 엇나간 욕망을 탐구한다. 리더로서 악단을 이끄는 카리스마의 이면에 비밀스러운 사생활을 지닌 복잡한 심리를 케이트 블란쳇의 열연으로 펼쳐낸다. 여성 캐릭터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남성이 주인공인 영화와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동안 클래식업계가 겪은 고통을 드러내 재미는 물론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더 웨일>(3월 개봉)은 <미이라>(1999년)로 스타덤에 올랐던 브렌든 프레이저의 변신으로 화제를 모으는 작품이다. 272㎏ 거구로 출연하는 탓에 <미이라> 시절의 샤프한 외모와 탄탄한 몸매는 감상할 수 없지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유력한 수상자로 거론될 정도의 인상 깊은 연기가 감상 포인트다. 죽음을 앞두고 그동안 인연을 끊다시피 했던 10대 딸을 다시 만나 화해를 모색하는 프레이저의 연기가 눈물을 자아낸다.

신인 감독이 연출한 <애프터썬>은 개봉 후 10일 동안 관객 1만4000명을 동원하며 잔잔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30대 중반의 딸이 20년 전 아버지와 단둘이 떠났던 여행을 회상하는 내용이다. 어른이 돼 다시 생각하는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특히 성인 여성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아버지 역의 폴 메스칼은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올라 브렌든 프레이저와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아카데미 시상식과는 관련 없는 작은 규모의 개성 강한 영화도 있다. 실종된 엄마를 찾기 위한 10대 딸의 사투를 그린 <서치 2>(22일 개봉)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창과 노트북 화면 등으로 모든 장면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칸영화제 개막작이었던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프랑스에서도>는 카메라 뒤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의 상황을 코믹하게 묘사해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는 현실에서 보기 힘든 이미지를 창조해 관객을 미지의 세계로 안내하는 것 외에도 여러 기능이 있다. 어두운 심리를 의도적으로 드러내 인간을 다각도로 탐구하고, 사회 부조리를 고발해 개선을 촉구하며, 현실의 발전상을 소재로 새로운 영화 형태를 창조한다. 한두개 영화가 독주하는 상황에서 관객의 선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선택폭이 넓어지는 2월과 3월의 극장가에서 영화의 다른 매력을 만끽하시기를.

허남웅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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