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찰풍선 개발사 “전세계 공중 네트워크가 목표”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3. 2. 1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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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받은 ‘이글스맨 항공그룹’
10~80㎞ 상공에 정찰풍선 띄워
NYT “회사 홈피 기록 통해 확인”

미국과 세계에 군사 정찰 풍선을 보낸 적 없다는 중국 정부의 주장과 달리 중국이 여러 해에 걸쳐 정찰 풍선을 개발해 왔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정찰 풍선 개발에 관여한 ‘이글스맨 항공과기그룹’ 홈페이지에 ‘공중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표현이 있었다고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현재 이 회사의 홈페이지는 접속되지 않는 상태지만, 온라인상 캐시(임시 파일) 기록은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0일 중국 인민해방군의 정찰 풍선 개발과 운용에 관여한 혐의로 중국 회사 6곳을 제재했는데 이글스맨 항공과기그룹도 여기 포함돼 있다.

이 기록을 보면 이글스맨 항공과기그룹은 ‘성층권(지상에서 약 10~50㎞ 구간)과 중간권(약 50~80㎞ 구간)에서 운용 가능한 비행선’을 개발해 운행하고 있다고 자사를 소개했다. 또 2020년 ‘처음 세계 일주 비행 및 안전 회수를 실현했다’며 ‘임근공간(臨近空間) 정보 네트워크 구성’을 언급했다. ‘임근공간’이란 지상에서 20~100㎞ 떨어진 상공으로 중국 인민해방군이 정찰 풍선을 이용해 작전하려는 곳이다. 이 회사는 ‘사용자에게 고품질 저가격의 임근공간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23년 우리나라(중국을 의미) 중점 구역 임근공간 정보 네트워크의 공중망을 완성하고, 동시에 지면의 게이트웨이와 데이터 서비스 센터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중점 구역’이 중국 내부를 뜻하는 것인지, 또는 중국이 중점적으로 관리하려는 지역을 뜻하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NYT는 이 회사를 창립한 우저(武哲) 베이징항공항천대 교수가 중국 정찰 풍선 프로그램의 중심적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2007년 10월 베이징항공항천대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 교수는 이미 이때부터 풍선의 군사적 가치와 관련 기술에 대한 강의를 시작했다. 이후 본격적인 풍선 개발이 중국군과 밀접한 관련 속에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2015년 10월 우 교수가 처음으로 ‘위안멍(圓夢)’호란 이름의 거대한 풍선을 발사했을 때부터 중국 언론은 ‘중국 최초의 군민(軍民) 통용 신형 비행선’이라고 소개했다. 이때도 이미 군사적 가치를 염두에 두고 개발이 이뤄졌던 것이다. 2019년 7월 ‘주이윈(追云)’호라는 풍선을 발사한 후 우 교수는 중국 남방일보 인터뷰에서 풍선의 이동 궤적을 소개했는데, 이때 이미 풍선이 미국을 통과한 것으로 나온다. 지도에 표시된 붉은 궤적을 보면 이때 발사한 풍선은 중국 남쪽을 출발해 중동과 아프리카를 지나 미 대륙을 가로질러 태평양 위로 이동했다. 첨부된 동영상에는 우 교수가 “이곳이 미국”이라고 말하는 음성도 녹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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