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동안 애써봤지만”…숨진 딸 손잡고 있던 튀르키예 아버지 사연

정채빈 기자 2023. 2. 14.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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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으로 숨진 딸의 손을 붙잡고 있는 튀르키예 남성 메수트 행서. /AFP 연합뉴스

튀르키예에서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 숨진 딸의 손을 차마 놓지 못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포착됐다. 이 아버지는 당시 딸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3일을 애썼으나 결국 그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현지 시각) CNN은 튀르키예 남동부 도시 카흐라만마라스에서 숨진 15살 딸의 손을 꼭 잡고 있었던 아버지 메수트 한세르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앞서 지난 6일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경지역에서 강진이 발생한 다음날 메수트는 건물 잔해 밖으로 겨우 보이는 딸의 손 하나를 잡고 있었다. 이 모습을 담은 사진은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됐고, 이는 이번 지진의 참상을 알려주는 상징적인 사진이 됐다.

지진 발생 당시 메수트의 딸 이르막은 해당 지역에 있는 할머니 댁에 간 상태였다. 이르막이 침대 위에서 자는 동안 지진이 일어났고 그는 대피할 틈도 없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메수트는 “정말 끔찍했다. 지진 소식을 듣자마자 (딸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며 “딸 위에 큰 대들보가 있어서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이 없었다. 딸은 허리 위로는 움직일 수 있는 상태였지만 하반신은 잔해에 깔린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과 이야기를 나눴고, 그들은 가능한 선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하지만 안전상 굴착기는 제공할 수 없다고 하더라”며 “내 손으로, 내 수단으로 최선을 다해 딸을 빼내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딸의 시신을 빼내기 위해 3일을 보냈다며 “딸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잔해 아래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고 했다.

메수트는 딸을 포함해 어머니와 두 형, 처형과 그의 어린 딸까지 모두 7명의 가족을 잃은 상태다. 메수트는 “딸과 실종 상태인 가족 6명은 함께 있었다”며 “그들은 모두 잔해 아래에 있었다”고 했다. 이어 “다른 지역에 있는 집도 심하게 손상돼 돌아갈 곳이 없다. 현재 밖에서 지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딸의 사망에 대해 “어머니, 아버지, 형제자매를 잃는 것과는 또 다른 절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메수트가 딸 시신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촬영한 AFP통신 기자 아뎀 알탄은 “메수트가 ‘내 아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소리쳤다”며 “눈에 눈물이 고여 사진을 찍으면서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누군가 와서 소녀를 데려가주길 바랬지만 안타깝게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 시리아 양국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는 이날 기준 3만 7000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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