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중국 CATL과 손잡은 미국 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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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상징이던 테슬라가 최근 자사 전기차 가격을 인하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미국 자동차 평가기관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2021년 미국의 전기차 신차 판매량 48만7000대 중 테슬라 시장점유율은 72%, 지난해는 81만대 중 65%를 차지했다.
전기차 시장에 주요 완성차 업체까지 뛰어들면서 시장 선점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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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에 주요 완성차 업체까지 뛰어들면서 시장 선점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완성차와 배터리 업체의 합종연횡(合從連衡)도 활발하다.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40% 안팎을 차지한다. 개발과 생산 체제를 구축하려면 내연기관보다 비싼 초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업체 입장에서 단기간 자체 노력으로 양산차에 탑재 가능한 배터리를 만들어내는 건 무리다. 많은 시간과 비용 부담도 각오해야 한다. LG만 해도 2000년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나서 2009년 시제품 양산까지 10년 가까이 걸렸다. 하지만 합작사를 활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안정적 공급망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이런 합종연횡은 향후 배터리 공급 부족 발생 시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선제 대응 차원이기도 하다. 빠르면 2025년부터 전기차 등 친환경차만 생산·판매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 배터리 공급 대란은 언제든 빚어질 수 있다. 배터리·전기차 연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부터 배터리 수요가 공급을 7% 초과하는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해 2025년에는 그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된다고 한다.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가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의 CATL과 손잡고 미국 본토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CATL이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서명하며 강력한 중국 제조업 견제에 나섰지만, 정작 미국 업체는 법안을 우회해 중국 기업이 북미 시장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해 준 것이다. 중국발 ‘정찰 풍선’으로 미·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발표돼 더욱 놀랍다. 총성 없는 배터리 전쟁, 강 건너 불구경하기가 그렇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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