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월 물가 상승률 6.4%…예상보다 높아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2023. 2. 14.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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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풀 꺾였던 물가불안 고개들어
식품·에너지 뺀 근원물가 5.6%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비 6.4%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둔화했다. 그러나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데다 전월 대비 수치는 오름세로 전환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통화 긴축 로드맵을 둘러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미 노동부는 지난달 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6.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6.5%)보다 둔화된 수치지만,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6.2%)를 상회했다. 전월 기준으로는 0.5% 상승해 블룸버그 예상치(0.5%)에 부합했다. 항목별로는 에너지 가격이 전년 동월비 8.7% 상승했으며, 식품 가격과 CPI의 약 3분의 1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각각 10.1%, 7.9% 올랐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6%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수치(5.7%)보다 낮아졌지만 시장 예상치(5.5%)보다 높다. 전월 대비 상승폭은 0.4%로 나타나 예상치에 부합했다. 물가 둔화 속도가 현저히 줄었다는 점이 시장의 불안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CPI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0.6%포인트씩 하락했으나 1월의 경우 전달 수치 대비 0.1%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전월 대비 CPI 상승률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도 불안감을 더한다.

"인플레 전쟁 끝나지 않았다" 연준 긴축 장기화 우려커져

지난해 10월 0.5%를 기록한 전월 대비 CPI 상승률은 12월까지 0.1%로 떨어졌지만 지난달 0.5%를 기록하며 다시 튀어올랐다. 전월 대비 근원 CPI 상승률도 지난해 11월(0.3%), 12월(0.4%)에 이어 1월 0.4%로 유지되는 추세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CPI 발표 직후 뉴욕증시 선물은 급등락을 반복했다.

CPI 세부 항목을 살펴봐도 여전히 광범위한 물가 압력이 남아있는 모양새다. 특히 서비스 부문에 속한 주거비는 전년 동월비 기준 지난해 11월(7.1%), 12월(7.5%)에 이어 지난달 7.9%에 이르는 등 상승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 노동부가 소비 패턴 변화를 반영해 올해 초 CPI 항목별 지출의 가중치를 조정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의 조정 결과 주거비가 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 32.92%에서 34.41%로 높아졌다. 에너지 가격이 다시 상승 반전한 것도 높은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전월 기준으로 지난해 11월(-2.3%), 12월(-7.0%) 하락 추세를 이어오다 지난달 다시 2.4% 올랐다. 미 노동부는 "주거비가 월 전 품목 증가분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며 가장 크게 기여했다"며 "식품과 휘발유, 천연가스 가격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1월 물가 지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농업 취업자 수가 시장 예상치의 3배에 육박한 1월 고용보고서를 지켜본 연준이 탐탁지 않은 물가 성적표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통화 긴축의 효과가 줄어들었다고 판단할 경우 연준은 향후 긴축 기조 강화에 나설 수 있다.

실제로 금리 선물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국 기준금리 시장 전망을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이날 CPI 발표 직후 연내 최종금리가 5.5%(상단 기준)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발표 직전만 해도 시장은 연준이 3월과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 금리를 5.25%까지 올린 뒤 동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4.75%다.

다만 3월 FOMC까지 2월 고용보고서·CPI 발표 일정이 남아있는 만큼 1월 물가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 그룹의 피터 부크바르 최고투자책임자는 "연준은 금리를 0.5%포인트 추가로 인상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이를 변경하려면 훨씬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할 것"이라며 "1월 물가 보고서는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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