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종목 배당 쥐꼬리던데”…이랬던 김대리가 깜짝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3. 2. 14.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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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금 공시 81개사 분석해보니
기업 60%가 배당 늘렸지만
실적 악화로 줄인 곳도 많아
상장사 배당금 [사진 = 연합뉴스]
주주환원 요구에 발맞춰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펼치던 상장사들이 실적 부진이란 암초에 부딪혔다. 실적 부진으로 배당금 규모가 줄어든 기업들이 4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200 소속 기업 가운데 2022년 현금배당금을 공시한 81개사의 연간 현금배당금 합계는 28조8907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업들이 2021년 배당한 28조8183억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코로나19 상승장을 거치면서 주주환원 목소리와 호실적에 힘입어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배당 규모가 다시금 정체에 빠진 모습이다. 다만 조사 대상 기업의 60%(49곳)가 전년 대비 배당금을 늘렸는데도 불구하고 배당 규모가 비슷한 건 일부 기업들의 배당액이 대폭 축소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호실적을 올린 기업들은 배당금을 대폭 끌어올렸다. 역대급 이익을 달성한 만큼 적극적인 배당 정책으로 화답한 현대차그룹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가 1조3007억원에서 1조8304억원으로 배당액을 40.7% 늘렸고, 기아도 1조2028억원에서 1조4033억원으로 16.7% 확대했다. 현대글로비스는 1425억원에서 50% 급증한 2138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배당 확대에 미온적이던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깜짝 배당’을 내놓자 시장에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그룹이 그동안 배당 지급에 소극적이었던 만큼 기저효과도 나타나며 시장을 놀라게 한 듯하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다른 대기업집단과 달리 오너일가의 지분이 적어 배당을 지배구조상 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이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이밖에 LX인터내셔널과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종합상사회사는 전년 대비 각각 30.4%, 25% 증가한 1079억원, 1234억원을 배당한다고 밝혔다. 상사회사들이 원자재 무역과 환율효과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영향이다.

전통적인 배당주로 분류되는 통신주 중에선 LG유플러스가 2794억원을 배당한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17.6% 증가한 규모다. SK텔레콤과 KT도 전년 대비 각각 0.1%, 11.4% 증가한 7238억원, 5018억원을 배당한다.

다만 실적 악화 기업들이 대폭 배당을 줄이면서 전체 배당 수준도 정체에 빠졌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배당금인 671억원은 전년인 2012억원 대비 66.6% 감소한 규모다. 코스피200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주력인 중국 소비 시장이 봉쇄되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70%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97% 급감하면서 배당금도 2845억원에서 1190억원으로 58.2% 쪼그라들었다. 삼성증권(1518억원·-55.3%) 등 증권사도 증시 침체의 여파가 배당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배당액 순위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 2021년 포스코홀딩스는 1조2856억원을 배당해 조사 대상 기업 중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이어 3위에 올랐지만, 지난해는 배당금이 9102억원으로 줄면서 KB금융(1조1494억원) 신한지주(1조928억원) 하나금융지주(9767억원) 등 금융지주들에게 순위가 밀렸다. 철강 시황이 부진했던 포스코홀딩스와 달리 은행들은 고금리 환경에 힘입어 역대급 이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지주에 대한 주주환원 확대 요구까지 맞물리면서 적극적인 배당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JB금융지주과 우리금융지주가 배당액을 전년 대비 각각 39.4%, 25.7% 확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란 설명이다.

분기 배당을 실시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상황이 엇갈렸다. 2021년과 동일한 9조8094억원을 배당하는 삼성전자는 부동의 1위를 지켰지만, SK하이닉스는 배당액이 1조589억원에서 8252억원으로 22% 감소해 순위는 6위에서 8위로 2계단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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