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우승’ 우리은행 질주 이끈 키워드 셋

박효재 기자 2023. 2. 14.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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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들어 올린 트로피가 챔피언결정전 트로피이길 원했어요. 마지막에 웃는 팀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는 그것만 보고 달려가겠습니다.”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에이스 김단비는 지난 13일 부산 BNK썸과의 원정경기 승리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뒤 MVP 욕심이 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정규리그 우승으로 만족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우리은행이 5경기를 남겨두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첫 번째 원동력은 통합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이었다. 김단비는 이미 11년 전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그는 “그때는 막내로서 언니들을 따라가는 입장이었다”며 “이 팀으로 이적한 이유는 내가 주가 돼서 우승하고 싶어서였다”고 했다. 2007년 프로 데뷔 후 15년 동안 신한은행의 간판으로 뛴 김단비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했다. 팀을 앞에서 이끌면서 우승을 해보고 싶은 열망이 강했기 때문이다.

① 통합우승 향한 ‘열망’

이제 프로 5년차로 팀의 기둥으로 성장하고 있는 센터 박지현도 이번 시즌을 포함해 벌써 세 차례나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해봤다. 하지만 챔프전 우승 트로피는 만져보지 못했다. 2019~2020시즌엔 코로나19 사태로 정규리그 도중 시즌이 조기 종료하면서 챔프전이 열리지 않았고, 2020~2021시즌엔 플레이오프에서 4위 삼성생명에 덜미를 잡혔다.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는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가 버티고 있는 KB스타즈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만 했다. 박지현은 “지금까지 왔던 길을 되돌아보면 목표를 이루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진다”며 “그 어느 때보다 챔프전 우승이 간절하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② 동료들의 ‘헌신’

챔프전 우승을 향한 열망은 선수들 각자의 헌신을 끌어냈다. 박지현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달라진 점을 묻자 “몸싸움을 피하지 말고 해보자고 생각하고 경기를 하는데 그러다 보니 재미가 붙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김단비는 이적생인 자신이 팀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배려해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특히 김단비처럼 6년 전 다른 팀(하나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에서 FA로 우리은행을 택했던 김정은이 많은 도움을 줬다고 했다. 김단비는 “언니가 몸이 안 좋은데 내가 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한 발 더 뛰어줬고, 경기 도중 정신력이 흔들릴 것 같으면 좋은 말을 해주며 다잡아줬다”고 설명했다.

③ 박지수 복귀 ‘두려움’

긴장감은 우리은행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우승 경쟁 라이벌인 KB가 시즌 전반기 박지수의 공황장애에 따른 전력 이탈로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위성우 감독은 “박지수가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끝까지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밝혔다. 김단비는 “밖에서는 ‘우리은행에 국가대표 선수들이 많으니까 당연히 우승하겠지’라고 말하지만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고 선수들은 하나가 됐다”고 강조했다.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우리은행은 리그 4위 팀과 다음달 11일부터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를 치러 챔피언결정전 진출 여부를 정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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