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진 벼 정부 수매·보급 중단…농민 ‘반발’
[KBS 전주] [앵커]
정부가 전북의 대표적인 쌀 품종인 '신동진 벼'를 내년부터 공공비축미 대상에서 빼고, 내후년부터는 종자 보급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신동진 벼' 말고는 대체 품종을 아예 선택지에 두지 않았던 지역 농민들은 정부의 일방적이고 이른 결정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조경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3년째 신동진 벼를 재배하는 배형규 씨.
정부가 앞으로 신동진 벼를 수매하지 않고, 종자 보급까지 중단한다는 소식에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배형규/농민 : "타 품종으로 전환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금년에는 신동진 (벼 품종)으로 가긴 하지만, 어떻게 우리가 가야 할지를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미곡처리장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농민에게 사들이거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쌀의 90퍼센트 이상이 신동진 품종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소비자 반응 뿐만 아니라 농민들의 수익성도 좋은 품종이 퇴출당해야 하는 현실이 그저 답답할 따름입니다.
[미곡처리장 임원/음성변조 : "신동진으로 브랜드 가치가 엄청 상승 됐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을 일시에 잃는 상황이 될 것 같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신동진 벼 품종 수매와 종자 보급을 차례로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수확 품종 생산을 제한해 전체적인 쌀 생산량을 줄이겠다는 계산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담당 직원/음성변조 : "쌀을 많이만 재배하는 것보다는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게 목적인 걸로."]
문제는 정부의 이런 갑작스러운 결정에 신동진 벼 품종 비중이 월등히 높은 전북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는 점입니다.
지방의회에서도 신동진 벼 퇴출에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경구/군산시의원 :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풀 여지가 분명히 있음을 정부에 역제안하며 충분한 의견수렴 없는 이번 결정은 재고해야 한다."]
지난 1999년 개발돼 20년 넘게 전북을 대표하며 농민과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온 신동진 벼.
정부의 일방적인 퇴출 결정에 지역 농업의 근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경모입니다.
조경모 기자 (jk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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