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튀르키예에 보내라고요?...구호품 속 '폐기물'

황보혜경 2023. 2. 1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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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구호물품 한곳에…항공편 이용해 튀르키예로 운송
때 묻은 옷·짝 없는 여름 신발도…"사실상 버린 수준"
낡은 온풍기· 제대로 씻지 않은 전기 주전자도 보내
튀르키예인 자원봉사자들, 버릴 물건 일일이 분류

[앵커]

대지진으로 전기는커녕 물도 쓰기 어려운 튀르키예 피해 지역을 위해 전국에서 구호물품 기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물품 가운데 많이 더러워진 옷이나 오래된 가전제품과 같이 버려야 할 물건들도 있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천에 있는 국제물류업체입니다.

마당에 구호물품이 담긴 상자가 가득 쌓여있습니다.

전국에서 출발한 대형 트레일러들이 택배를 실어나르고 있습니다.

이곳 물류업체는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워서 항공운송이 유리합니다.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의 요청으로 지난 11일부터 튀르키예로 보내는 구호물품을 취합해 현지로 운송하고 있습니다.

현지가 겨울인 만큼 외투나 핫팩과 같은 방한용품을 비롯해서 기저귀 등 영유아용품도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런데 한쪽에는 상자로 포장되지 않은 물건들도 가득 쌓여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때 묻은 옷이나 낡은 모자, 짝을 잃어버린 여름 신발도 눈에 띕니다.

주로 개인이 구호 물품이라고 보낸 건데, 사실상 버린 물건이나 다름없습니다.

언제부터 썼는지 알기 어려운 낡은 온풍기에, 제대로 씻지도 않은 전기 주전자까지.

튀르키예인 자원봉사자들이 보낼 수 없는 물건들을 하나하나 골라내고 있습니다.

고국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까 우려스러울 정도입니다.

[엘리프 / 튀르키예인 한국 유학생 : 일단 한국 분들이 너무 많이 보내주셔서 감사드리고, 그런데 가끔은 현지에 있는 피해자들이 못 쓸 것들도 많이 있어요. 저희는 그걸 다 분리를 해야 하고….]

현재까지 튀르키예 현지로 보낸 구호물품은 40톤 정도로, 이번 주에만 1백 톤 넘게 더 보내질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쌓여 가는 폐기물에 업체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박찬영 / 이글물류센터 관계자 : 하루에 10톤에서 20톤가량 물량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녹슨 가전제품이나 주방용품이나 속옷들은 들어오면 참 어려움이 많아서 폐기하고 있어요.]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 측은 현지 위생 상황이 좋지 않고, 세척이 어려운 만큼 중고 물품을 보내는 건 자제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습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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