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바흐무트 점령 임박?…우크라군, 구호단체에 “철수하라”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구호단체의 철수를 지시했다고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 “어제부터 바흐무트 인근 주거지역 16곳이 포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도 일일 전황 보고를 통해 “바흐무트 북쪽 지역에서 러시아군과 맞서고 있는데, 이 전투가 현재 가장 어렵다”고 전했다. NYT는 우크라이나군이 이날부터 민간인과 구호 활동가의 바흐무트 진입을 통제하고 도시 내 구호단체의 철수를 지시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군의 철군과 러시아의 바흐무트 점령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군사 요충지인 바흐무트 일대는 지난 몇 달간 양국 군의 치열한 소모전이 벌어진 지역이다. 러시아는 대규모 포격과 함께 민간군사기업(PMC) 와그너그룹을 이용한 ‘인해전술’까지 펴며 이곳 탈환에 공을 들여왔다.
바흐무트는 아직까지 우크라이나군의 통제 아래 있지만, 수개월에 걸친 집요한 공격 끝에 현재 러시아군은 도시를 3면으로 포위한 것으로 보인다.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정부 수장 데니스 푸실린은 “러시아군이 바흐무트로 향하는 우크라이나군의 보급로 4개 가운데 3개를 차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와그너그룹 창립자인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러시아 국방부도 최근 바흐무트 북쪽의 크라스나 호라 마을을 와그너그룹이 점령했다고 밝힌 바 있다. 폴란드 군사분석기업 로찬컨설팅은 최근 러시아가 바흐무트 북쪽과 남쪽을 잠식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번주 안에 도시가 함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쟁 전 인구가 7만명에 달했던 바흐무트에는 현재 600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3000~4000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가 이 지역 탈환에 공들이는 이유는 바흐무트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점령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여기고 있어서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3월까지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점령할 것을 자국군에 명령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개전 1년을 앞두고 이 지역을 장악해 동부전선에서 상징적인 승리를 거두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가오는 봄으로 예상됐던 러시아의 ‘대공습’이 사실상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회원국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조속한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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