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4·3은 北김일성 지시”…정부 진상보고서 살펴보니

신선민 2023. 2. 14. 21:4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제주 4.3 사건은 1947년부터 7년에 걸쳐 최대 3만 명 제주도민이 희생된 현대사의 비극입니다.

그런데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태영호 의원이 '제주 4·3 사건은 북한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특별법까지 마련돼 오랜 조사 끝에 나온 정부의 진상보고서를 가지고 신선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제주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고 한 태영호 의원.

희생자 단체들이 '4·3 사건을 폭동으로 폄훼한 색깔론'이라며 거세게 반발했지만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나아가 "종북 좌파가 잘못 쓴 현대사를 바로잡아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태영호/국민의힘 의원 : "사과해야 할 사람은 김일성의 손자 김정은인데 김정은한테는 입 한 번 뻥긋 못 하고 아니, 저보고 사과하라고 하니 이게 말이 됩니까?"]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돼 정부가 2003년 발간한 '진상 조사 보고서'입니다.

1947년 3·1절 경찰이 시위 군중에게 발포해 6명 사망, 8명 중상을 입힌 사건이 4·3 사건을 촉발했다고 돼 있습니다.

보고서 어디에도 '김일성 지시로 4·3 사건이 촉발됐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남로당 제주도당이 조직적 반경찰 활동을 전개했다"면서도 "남로당 중앙당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다는 자료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김창범/4·3 희생자유족회 회장 : "진상조사 보고서 자체를 부정하는 거거든요. 4·3 특별법 목적에도 정면 배치되는 거고요. 표심을 조금이라도 자극해 가지고 얻으려는 얄팍한 작태에 불과하다."]

제주 4·3 사건 희생자는 최대 3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노무현 정부 들어 대통령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고, 박근혜 정부 때는 국가 공식 추념일로 지정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추념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해 4월 3일 : "무고한 희생자들을 국민과 함께 따뜻하게 보듬고 아픔을 나누는 일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민주당은 희생자 명예를 훼손한 망언이라며 태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촬영기자:장세권/영상편집:최근혁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신선민 기자 (freshmin@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