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2배…목욕탕업계 가스료 폭탄 고지서에 한숨
올해 1월 사용한 도시가스 요금이 청구되자 가스 사용량이 많은 대중목욕탕 업계에서는 ‘폭탄 수준’이라며 폐업을 고민하는 등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도시가스 등 각종 공과금이 인상하자 목욕탕 폐업을 고민하거나 결정했다는 네티즌들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에서 대중목욕탕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이달 28일을 끝으로 페업한다”며 “도저히 전기세, 가스비, 수도세 감당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은 조금씩 더 늘고 있지만 영업을 하는 것이 오히려 적자다. 철거비용도 얼마나 많이 나올지 걱정”이라고 했다.
대중목욕탕 폐업을 고민 중이라는 다른 네티즌은 “(대중목욕탕 업계는) 공공요금 반영이 가장 민감한 분야다”라며 “폐업도 쉽지 않다. 철거 비용도 어마어마하고, 목욕탕 구조로 지어진 건물이라 잘 팔리지도 않아 헐값에 내놓아야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욕업 특성상 요금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 한숨만 나온다”고 했다.
실제 소상공인협회의 ‘난방비 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긴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중목욕탕 업계의 난방비 인상 관련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전국 소상공인 1811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소상공인 99%가 인상된 난방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욕탕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 90%는 난방비 상승이 ‘매우 부담된다’고 했다. 욕탕업에서 전체 비용 증가분 중 난방비 비중이 50%를 넘는 경우는 40%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다른 업계 평균치인 17.1%를 훨씬 넘는다. 또 지난해 같은 달 대비 난방비가 50% 이상 상승했다는 응답은 욕탕업 소상공인의 40%로 평균치인 20.3%의 2배에 달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가정용 전기·도시가스 등 연료물가도 1년 새 30% 넘게 상승해 국민들의 부담이 커졌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월(38.2%) 이후 24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구체적으로 전기요금은 1년 전 보다 29.5% 늘었다.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해보다 36.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0∼12월과 같은 상승률이지만, 이를 제외하면 1998년 4월(51.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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