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버려선 안 되는 이유…204시간 만에 ‘기적의 생환’

박용하 기자 2023. 2. 1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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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가능 예상 시간 넘기며
구조작업 종료 지역 늘었지만
198시간 만에 구조된 청년 등
곳곳서 생존자 발견 이어져
‘버텨줘서 고맙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지 9일째인 14일(현지시간) 카라만마라슈 안타키아 지역에서 지진 발생 204시간 만에 여성 한 명이 건물 잔해에서 구조됐다. 로이터연합뉴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지 9일째인 14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의 예상을 넘어 200시간 이상을 버텨낸 생존자들이 기적적으로 구조되고 있다.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짐에 따라 구조작업을 종료하는 지역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쉽게 희망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튀르키예 국영매체 아나돌루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카라만마라슈 안타키아 지역에서 지진 발생 204시간 만에 여성 한 명이 구조됐다. 이 여성의 이름은 ‘무나’로, 구조 후 병원에 이송됐다.

또 이날 카라만마라슈의 둘카디롤루 지역에서 지진 발생 198시간 만에 형제 2명이 건물 잔해에서 구조됐다. 구조대는 건물이 무너진 현장에서 열 스캔과 감청 도구를 활용해 생존자 수색을 하다가 소리를 감지했다. 이후 수색견을 동원해 생존자의 위치를 파악해 잔해 속 5m 깊이에서 바키 예니나르(21), 무함마드 에네스 예니나르(17) 형제를 구조했다. 형제의 어머니도 이틀 전 지진 현장에서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튀르키예 동물보호단체 HAYTAP 회원이 지난 13일 안타키아의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7일간 갇혀 있던 개를 구조해 옮기고 있다. AP로이터연합뉴스

전날 카라만마라슈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지진 발생 185시간 만에 10세 소녀인 아이카 세플린이 구조됐다. 이번 지진의 2차 진앙인 카라만마라슈는 지진 피해가 큰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이날 남부 하타이에서도 67세 남성이 지진이 발생한 지 185시간 만에 아파트 단지에서 무사히 구조됐다. 우구르 이브라힘 알타이 튀르키예 코니아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의 생환을 환영하며 구조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기적적인 생환 소식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하타이에서 이날 13세 소년이 무너진 건물 더미 아래에서 182시간 만에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또 튀르키예·오만 구조팀은 이날 오전 안타키야에서 매몰된 지 176시간이 지난 여성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카라만마라슈에서 173시간 만에 건물 잔해 속에서 한 여성과 어린 딸, 아기의 생존이 확인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진의 1차 진앙인 가지안테프에서도 40세 여성이 붕괴된 아파트에서 170시간 만에 구조됐다. 이 여성이 구조되기 몇 시간 전 아디야만에서도 60대 여성이 살아서 잔해 밖으로 나왔다.

튀르키예에 급파된 한국 긴급구호대는 이날까지 총 8명의 생존자를 구조했으며 시신 18구를 수습했다.

이날 전해진 구조 소식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생존 가능 시간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것이다. 앞서 전문가들은 지진 후 72시간을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지목했으며, 길어도 7일(168시간)가량을 생존 가능 기간으로 평가했다. 현재 튀르키예에서 발견되고 있는 생존자들은 기적적인 사례라 볼 수 있다.

지진 피해 지역을 떠나는 행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푸아트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은 이날까지 10만8000채의 건물이 파괴됐으며, 40만명이 피해 지역을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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