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대사관 “중고품 기증 사양”…소독 후 보내기엔 시간 촉박
현지 소독도 불가 “위생 문제”
일본 종이학 보내기도 퇴짜
튀르키예 대지진 이재민을 돕기 위한 구호물품 지원과 기부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한 튀르키예대사관이 “중고 물품은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14일 주한 튀르키예대사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튀르키예 현지로 보내진 중고 물품은 재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측은 “현지 상황이 아주 열악해 보낸 물품을 소독하고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사관에서 기증받은 물품을 다 소독해서 보내기엔 시간이 촉박하기에 중고 물품 기증은 받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진으로 보건의료체계가 붕괴돼 입거나 쓰던 중고 물품이 전해지면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튀르키예로 보내는 구호물품은 인천 중구의 한 물류센터 창고에서 1차로 취합된다. 하루 평균 5t에 달하는 물품이 이곳에서 튀르키예로 전달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이 가운데 10%는 중고 물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에 따르면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에서 긴급하게 필요로 하는 물품은 겨울용 구호 텐트와 이불, 전기 히터, 침낭, 대피용 컨테이너 등이다. 물품 기부 시 사상자가 수만명에 달하고 기본적인 의식주마저 해결하기 어려운 현지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일본에서 튀르키예 피해 회복을 기원하는 ‘종이학 보내기 운동’이 일자 주일 튀르키예대사관이 현지 매체를 통해 “지원에 감사하지만 종이학을 보내는 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주말 사이 SNS에선 “현지 물류 대란 때문에 물품을 보내도 쓰레기로 불태워질 가능성이 크다”며 물품을 보내지 말라는 글이 확산되기도 했다. 대사관은 직접 게시글에 댓글을 달아 “잘못된 내용”이라며 “형제의 나라 한국에서 오는 물품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 그들의 희망이 된다는 것을 믿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주한 튀르키예대사관을 통해 물품 지원을 희망하는 경우 구호물품을 넣은 상자에 물품의 종류와 “Aid Material/ Turkiye”를 기재해 이글종합물류(인천 중구 자유무역로 107번길 20, 304-306호)로 보내면 터키항공을 통해 피해 지역에 보내진다.
현금 후원은 특별 원화 계좌(하나은행 920-910004-89105, 예금주 EMBASSY OF THE REPUBLIC OF TURKEY AFAD earthquake relief)나 후원 페이지((http://www.afad.gov.tr/depremkampanyasi2)를 통해 할 수 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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