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은행 1조4000억 ‘돈잔치’
윤 대통령 이어 정치권서도 비판
금리 상승으로 이자이익이 급증하면서 5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1조4000억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나눠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은행의 돈잔치”를 비판한 데 이어 정치권에서도 은행의 과도한 성과급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14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성과급 총액은 1조382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의 1조193억원 대비 35.6%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이 670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은행 2044억원, 신한은행 1878억원, 하나은행 1639억원, 우리은행 1556억원 순이었다.
임원 1인당 최고 성과급은 국민은행이 15억7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하나은행 3억5800만원, 신한은행 3억3800만원, 우리은행 3억2600만원, 농협은행 1억9900만원 순이었다.
직원 1인당 최고 성과급은 우리은행이 1억72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농협은행이 7500만원이었고 신한은행 2800만원, 하나은행 2500만원, 국민은행 2300만원으로 조사됐다.
황 의원은 “가파른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국민 대다수가 대출 금리 인상과 가계부채로 힘겨워하는 와중에 은행들이 성과급으로 ‘역대급 돈잔치’를 벌인 것은 은행의 공공적 성격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말했다.
“5대 은행 성과급 잔치, 국민이 납득 하겠나”
황 의원은 또 “은행 경영이 어려울 때 공적 자금까지 투입했던 전례와 다르게, 사상 초유의 이익을 거두고 ‘상생 금융’ 대신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에 대해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이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금리 상승에 힘입어 역대 최고 당기순이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전년 대비 15.6% 증가한 2조9960억원, 신한은행은 22.1% 불어난 3조45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하나은행은 3조1692억원(23.3% 증가), 우리은행은 2조9200억원(22.9% 증가)의 순이익을 올렸다.
금융당국과 정치권, 여론 등이 은행 성과급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은행권은 금융당국이 민간기업의 성과급에 개입하는 것은 ‘관치’와 다를 바 없다고 본다.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서 “은행 성과급은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실적 외에도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노사 간 합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협은행은 성과급이 5대 은행 중 가장 많은 것에 대해 “당행의 성과급 자료에는 기본급을 제외한 정기상여금 등이 포함된 것으로, 다른 은행의 급여 체계와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여금, 성과급 등을 포함한 당행의 총급여는 다른 시중은행보다 낮은 수준임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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