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래가도 못 믿겠어…이 아파트 계약 해제됐네”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2023. 2. 1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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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점 거래 이제서야 계약 해제
잔금 미납입 또는 ‘호가 띄우가’ 의도
“실거래 한두건 보고 시세 판단 위험”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 대형아파트 상가 내 부동산 업소에 최근 부동산 시장을 반영하듯 전세와 매매가가 손글씨로 고쳐진 채 게시돼 있다. 2023.2.3 [사진 = 연합뉴스]
“실거래 기록도 믿을 수 없네요. 도대체 진짜 시세는 어떻게 확인하죠?”

최근 집을 사기위해 관심단지 실거래 이력을 살펴보던 주부 김모씨는 계약 해제된 기록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김씨가 찾아본 단지는 경기 하남시 위례지웰푸르지오. 오피스텔이었는데 올해 1월 전용 84㎡가 8억원에 거래된 곳이다. 그런데 이곳은 2021~2022년 12억~14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4월 전용 84㎡가 12억1000만원에 거래됐는데 5개월뒤 계약 해제 신고가 돼있었다. 2021년 거래를 봤더니 11억~14억원대에 거래됐는데 25건이나 계약 해제 신고가 돼있었다. 거래 발생 후 1년 지난후 계약 취소된 것도 있었다. 김씨는 “1년 지나고나서 계약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은 것보니 실거래가도 못 믿겠다”고 했다.

지난해 신고가 혹은 신고가에 근접한 가격에 거래된 부동산 계약이 최근들어 계약 해제되는 것들이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은 시세를 판단할 때 최근 실거래가를 근거로 삼는데, 이러한 실거래가가 뒤늦게 계약 해제되는 경우가 많아 실수요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부산 삼익비치타운 전용 131㎡이 지난해 3월 21억원에 거래된 계약이 지난달 16일 계약 해제 됐다. 거래 10개월만에 계약이 취소된 것이다. 당시 21억원은 최고가에 가까운 가격대다. 현재는 가격이 빠져 15억~18억(1월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이 단지는 22년 실거래중에 현재까지 계약해제된 건은 9건에 이른다.

경기도 광교중흥에스클래스 전용 84㎡는 2021년8월19일 18억원에 계약된 실거래가 1년4개월만인 지난해 12월27일 계약해제됐다. 현재 이 단지는 13억원대(1월 기준)에 거래되고 있다.

부산 동래구 명륜2차아이파크2단지 전용 108㎡은 지난해 4월 신고가 9억5000만원에 거래된 건이 12월28일 계약 해제신고됐다. 이 단지는 같은 달 8억7000만원 거래를 마지막으로 이 평형은 거래가 없다.

계약 해제된 거래는 2021~2022년 거래된 것이어서 대부분 신고가나 신고가에 근접한 가격대다. 이러한 계약들이 길게는 1년이 지나서 계약 해제가 되는 것이다.

통상 계약 해제는 거래 당사자간의 사정으로 이뤄진다. 부산 동래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자나 매도자 사정에 따라서 잔금을 1년 넘게 잡는 경우도 있다. 잔금 마련이 안되든, 마음이 바뀌든 거래 당사자들의 사유로 계약은 해제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원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잔금을 길게 잡아놓았는데 요즘 집값이 하락하니까 계약을 아예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호가를 띄우기 위해서 신고가로 계약을 한후 나중에 취소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부동산실거래 시스템상에서는 부동산 거래 해제 사유까지는 공개하지 않는다. 정부는 거래 계약이 무효·취소 또는 해제될 경우 30일 이내 신고하도록 하고, 거래 취소시 해제 일자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실수요자들은 실거래 ‘한 두건’을 보고 시세를 판단하는 것은 주의해야한다. 20년차 공인중개사는 “부동산은 주식처럼 거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주변 단지들 거래도 보고 종합적으로 시세를 판단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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