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Q&A] 부상하는 김주애…'승자는 리설주, 패자는 김여정'? (ft. SBS 북한전문기자)
김정은 총비서의 딸 주애가 최근 부쩍 부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어린 학생 같은 모습으로 처음 등장한 이후에 검은색 코트를 입고 성인처럼 단장하더니, 지난 8일 열병식을 전후해서는 군 장성들과 사진을 찍고, 열병식 주석단에 등장하는 등 완전히 행사의 주인공으로 대접받았습니다. 북한은 도대체 왜 주애를 등장시키고 의도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것일까요?
지난 8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 말을 탄 기병대가 등장하는데, 김정은이 타는 백마에 이어 딸 주애가 타는 백마까지 등장합니다.
조선중앙TV
"사랑하는 자제분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충마가 그 뒤를 따라 활기찬 열병의 흐름을 이끌어갑니다."
김정은의 말 뒤에 주애의 말까지 등장시켰다는 것, 예사롭게 볼 수 없는 일입니다. 열병식 주석단까지 등장한 김주애의 부쩍 높아진 위상과 함께 김주애가 후계자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제 겨우 10살 남짓한 아이를 후계자로 결정했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자녀 가운데 후계자를 정하더라도 자녀들이 상당히 큰 다음일 것이기 때문에, 지금 후계자를 대내외에 공표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주애를 등장시켜서 의도적으로 부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열병식에 실마리가 들어 있습니다.
"김정은 결사옹위, 백두혈통 결사보위"
이번 열병식은 김정은에 대한 충성뿐 아니라 백두혈통, 즉 김정은의 가족에 대해서 충성을 맹세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주목해볼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군이 백두혈통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자리에 김정은 가족으로서 제대로 대우를 받은 사람이 누구냐는 것입니다. 열병식 주석단과 귀빈석에는 김정은 부부와 딸 주애가 있었습니다.
반면, 그동안의 열병식에서 김정은 주변을 지키거나 주석단에 당당히 자리를 잡았던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김여정은 김정은 부부와 주애가 열병식장에 입장할 때 밀집해 있는 군인들 뒤편으로 대열과 떨어져 홀로 서 있었습니다. 김정은의 딸 주애가 주인공 대접을 받는 동안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고, 주석단이나 귀빈석에 오르지 못한 것입니다.
최진욱 / CSCS 전략문화연구센터 원장(전 통일연구원장)
"자기 자식들에 대한 강조라고 봅니다. 김정은 다음에는 김정은 자식으로 내려간다."
김여정은 그동안 사실상의 2인자로 지칭되면서 북한에서 막강한 위상을 과시해 왔습니다. 김정은의 여동생이라는 특수 관계를 기반으로 대남, 대미 업무를 포괄해 전반적인 국정을 보좌해 왔습니다. 그런데, 김주애가 부상하면서 김여정이 밀려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상징하는 바가 큽니다.
최진욱 / CSCS 전략문화연구센터 원장(전 통일연구원장)
"이번에 위너는 리설주고, 루저는 김여정이라는 얘기를 처음으로 했는데요. 리설주의 영향력이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하고."
김여정의 권력이 커지면서 불안감을 느낀 리설주가 자녀들의 안전을 위해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최진욱 / CSCS 전략문화연구센터 원장(전 통일연구원장)
"김정은 다음이 누구냐를 볼 때, 만약에 김여정이 된다고 하면 (김정은) 자식들이 온전하기가 쉽지 않죠. 아직까지 자식들이 어린 상태에서 김정은에게 변고가 있다든지 김여정의 권력이 계속해서 강해진다든지 그러면 리설주가 가장 불안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고."
김여정의 권력이 너무 커진 것이 김정은에게도 부담이 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최진욱 / CSCS 전략문화연구센터 원장(전 통일연구원장)
"지난번에 서울에 와서도 김영남도 그 앞에서 굽신굽신하는 것을 보면 굉장히 아주 권력자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까. 그런 것을 보면 처음의 의도와 관계없이 김여정 권력은 계속 강해졌고, 북한에서 김여정한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김정은밖에 없다, 이건 분명히 권력의 위험신호라고 할 수 있죠."
김여정의 역할에 이상이 생겼다는 징후는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김여정의 권력 의지와, 김여정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앞으로 어떻게 부딪히며 전개될 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대목입니다.
( 기획 : 정성진 / 영상취재 : 이재영 / 편집 : 장희정 / 디자인 : 박수민 / 제작 : D콘텐츠기획부 )
안정식 북한전문기자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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