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정국’ 키 쥔 정의당…“정치적 오해 없도록 수순 밟아야”

임재우 2023. 2. 1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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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특검·김건희 특검·이재명 체포안 ‘독자행보’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농성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

더불어민주당이 대장동 개발 사업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위한 ‘쌍특검’ 추진을 공식화한 가운데, 정의당이 14일 ‘대장동 50억 클럽’ 수사를 위한 독자적인 특검법안을 공개했다.

정의당은 최근 ‘김건희 특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히는 등 민주당과 거리를 두며 주요 현안마다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검법 등 주요현안 처리를 위해선 민주당과 정의당의 공조가 필수적인 만큼 두 당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정의당은 이날 국회에서 ‘50억 클럽 뇌물 사건’ 특검법을 제안하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참여를 촉구했다. 정의당은 특검법에서 ‘50억 클럽 관련 불법 로비 및 뇌물제공 행위’를 수사 대상으로 삼고, ‘교섭단체에 속하지 않은 정당’(정의당·기본소득당·시대전환)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도록 했다. 이은주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특검 추천에 있어 전직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이 연루된 양당은 물론 법무부와 법원행정처, 대한변협 또한 배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민주당을 배제한 특검 추천’에 반대할 뿐 아니라, 수사 대상에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수사했던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 의혹’ 사건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이정미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수사범위를 대장동 전반으로 한정 없이 넓혀놓고 나면 국회 합의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수사과정에서 더 밝혀야 할 의혹이 있다면 또 수사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과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 도입 여부를 두고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정의당은 이날도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김건희 특검’에 앞서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이정미 대표는 “특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검찰에 수사를 제대로 하라고 먼저 촉구하고 세게 압박하는 것이 지금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만의 요구가 아닌 국민이 정치권에 내린 준엄한 명령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정의당에 ‘김건희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진상조사 TF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은 민주당에서 ‘부결 기류’가 강한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해서도 ‘원칙적 찬성’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불체포 특권 폐지는) 정의당 당론이기도 하고 이재명 대표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며 이 대표에게 ‘영장실질심사에 당당히 임하라’고 촉구했다. 재창당 작업에 돌입한 정의당은 최근의 ‘특검 국면’을 ‘민주당 2중대론’에서 탈피할 중대 기로로 보고 있다. 정의당 관계자는 “정치적 이해득실이 아니라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느냐 아니냐가 특검 추진 과정에서 정의당의 유일한 원칙”이라며 “특검을 하자면 ‘이재명 방탄’과 같은 정치적 오해가 없도록 제대로 된 수순을 밟아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견해 차이가 크지만 양쪽은 상호 협조가 절실하다. 169석의 민주당이 국민의힘 반대를 뚫고 특검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추진하려면 무소속은 물론 정의당(6석)도 움직여야 한다. ‘김건희 특검’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도 정의당의 ‘대장동 50억 특검’을 마냥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정의당도 노란봉투법 등 주요 현안 처리를 위해 민주당과의 긴밀한 공조가 불가피하다.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은 이날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 등 현안 보고를 받기 위해 오는 17일 운영위 소집을 요구하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건희 특검’과 ‘50억 클럽 특검’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더라도 (본회의 의결은) 240일 뒤에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극단적으로는 240일 뒤에 법안 내용을 수정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지금은 정의당에 ‘쌍특검’을 설득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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