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産銀, HMM 매각시기 또 놓쳤다

강길홍 2023. 2. 1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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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운 운임이 급락하면서 국내 최대 해운업체인 HMM의 몸값이 떨어지고 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HMM의 매각 시기를 또다시 놓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입장에서는 2021년에 이어 또다시 HMM의 매각 시기를 놓쳤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워졌다.

한편 HMM 매각 지연으로 산은이 2017년 한진해운을 파산에 이르게 한 책임도 재조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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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운임 급락에 몸값도 떨어져
산은, 차일피일 미루다 반토막 나
HMM 컨테이너선 [HMM 제공]

최근 해운 운임이 급락하면서 국내 최대 해운업체인 HMM의 몸값이 떨어지고 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HMM의 매각 시기를 또다시 놓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취임한 강석훈 산은 회장이 본점의 부산 이전에만 매달리면서 HMM 매각이 늦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MM은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몸값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해운 운임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향후 실적 전망이 어두운 탓이다.

국제 해상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0일 기준 995.16을 기록했다. SCFI는 지난해 1월 5109.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연말에는 1000선까지 떨어졌다. 올들어서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1000선까지 무너졌다. SCFI가 1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6월 이후 2년8개월 만이다. 해운업계는 SCFI 1000선을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만큼 HMM도 향후 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해운 운임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영국 투자은행(IB)인 바클레이즈는 해운 운임이 팬데믹 이전 수준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면서 해운업계의 '대침체'를 경고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2021년에 이어 또다시 HMM의 매각 시기를 놓쳤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워졌다. HMM은 산은(20.69%), 한국해양진흥공사(19.96%), 신용보증기금(5.02%) 등 공공기관이 주요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HMM 시가총액은 2021년 20조원을 넘기도 했다. 가장 유리한 조건에 매각을 추진할 수 있었던 시기였던 셈이다. 강석훈 회장도 취임 이후 HMM 지분 매각 시기에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강 회장은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이 지분을 보유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매각 가능할 때 바로 매각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가하락이 본격화된 지난해에도 매각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산은이 차일피일 미루면서 또다시 때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어느덧 HMM 시총은 10조원 수준으로 반토막났다. 산은은 뒤늦게 HMM 매각 컨설팅 자문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 발송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HMM 인수 후보로는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LX그룹, SM그룹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강석훈 산은 회장이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작업에 집중하면서 HMM 매각에 신경을 덜 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은 노조는 강 회장이 지시에 따라 이뤄진 부산 전보 발령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까지 낸 상태다.

산은 관계자는 "HMM과 부산 이전은 담당하는 팀이나 인력들이 전혀 다르고, 각자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HMM 매각은 산업은행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사안이 아니며 정부부처 및 관계기관 간 협의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대기업 관계자는 "HMM 매각 얘기가 나온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자문사조차 선정하지 못한 것은 산은의 명백한 업무유기"라고 비판했다.

한편 HMM 매각 지연으로 산은이 2017년 한진해운을 파산에 이르게 한 책임도 재조명된다. 정부는 파산 위기에 놓인 한진해운을 HMM(당시 현대상선)과 합병하는 방안을 고민했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정상기업과 부실기업을 섞기 어렵다'고 반대해 무산됐다. 결국 한진해운은 파산했고, 이는 국내 해운업의 동반 몰락으로 이어졌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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