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배·흑색선전' 수위 높아진 합동연설회…'연대' '당정분리' 공방
千 "간신배 윤핵관"…일반·청년 최고위 친윤·비윤 '당정분리' 신경전
(서울·부산=뉴스1) 박기범 노선웅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14일 PK(부산·울산·경남)지역 당원들을 대상으로 열린 두 번째 합동연설회에서 '연대'와 '당정관계'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흑색선전' '간신배' 등 수위 높은 비판이 쏟아졌는데 이는 보수텃밭 PK지역 당심을 겨냥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3차 전당대회 PK(부산·울산·경남)지역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이날 연설회에는 국민의힘 부산시당 추산 5000여명의 당원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이날 연설회에 앞서 당심잡기 경쟁은 시작됐다. 김기현 후보는 행사에 앞서 부산지역 선대위 발대식을 진행하고 컷오프에서 탈락한 조경태 의원과 함께하며 '김조연대'를 선언했다. 앞서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김나연대'(김기현+나경원)에 이은 세 번째 연대 시리즈다.
김 후보는 연설회에서 "우리 당은 소수당이다. 개인플레이를 해서는 못 이긴다.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며 연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선 과정에서 우리 대선 후보와 당 대표가 시끄러웠다. 그것을 통합해야 할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비윤(非윤석열)계도 겨냥했다.
김 후보는 연설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정치를 원맨 플레이로 하는 사람은 매우 위험한 사람"이라며 통합을 재차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의 연대행보에 대해 "이번 당대표의 판단 기준은 누가 한 표라도 내년 총선에서 더 가져올 수 있는가, 누가 한 사람이라도 총선에서 더 당선시킬 수 있는가"라며 "그거 말고 비윤, 친윤, 연대 이런 것들은 하나도 쓸모없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안 후보는 연설회에서 "세상에 대통령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여당 대표도 있느냐"며 "당 대표 후보라면 탄핵을 운운하며 흑색선전으로 당의 분열과 위기를 조장하면 안 된다. 그런 사람은 당 대표 후보 자격이 없다"고 김 후보의 '탄핵' 발언을 비판하기도 했다.
황교안 후보 역시 김 후보의 연대에 대해 "언제까지 연대할 것인가. 당 대표가 된다면 또 누구랑 연대를 할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이어 "당 안에서 이런 저런 연대에 휘둘리면, 그 안에 조건도 있고 얘기도 있는데 (당대표가) 흔들릴 것"이라며 "스스로 정책과 힘을 갖고 정치를 해야 한다"이라고 김 후보를 겨냥했다.
이준석계 후보들의 '당정분리' 주장에 대한 신경전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당과 정부는 운명공동체"라고 했고, 안 후보는 "당과 대통령실이 조화롭게 협력하며 대통령의 성공을 바라는 것은 모든 후보의 공통분모이자 공통공약"이라고 말했다. 황 후보는 "더불어 여(與)자다. 더 뭉쳐야 한다"고 당정일체를 강조했다.
반면 천하람 후보는 친윤계는 물론 대통령실과 날을 세우며 비윤 선명성을 강화했다. 그는 임진왜란과 지난해 대선을 비교하며 "조선시대에도 윤핵관이 있었다. 국민의힘을 윤핵관의 손에서 지켜내겠다"고 비판, 친윤계와 대통령실을 겨냥했다.
천 후보는 "(임진왜란 당시) 왕과 함께 의주로 도망갔던 호성공신 명단을 보면 왕의 옆자리를 지켰다는 이유로 간신배, 말단 문관, 내시의 이름이 등장한다"며 "공신의 자리를 왕의 비위만 맞추던 소위 윤핵관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대통령실을 직격했다.
이 과정에서 앞서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은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후보의 지난 대선에서 역할을 평가했고, 미래통합당을 이끌었던 황교안 후보의 거리투쟁 역시 대선 승리의 기반이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반 최고위원과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의 경우 친윤계와 비윤계 후보의 당정분리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
최고위원 후보의 경우, 조수진 후보는 "완전한 정권교체를 해내기 위해선 원팀이 돼야 한다"며 "내부에서 총질이 나오면 되겠나"라고 말했다. 김재원 후보는 "당과 대통령을 분리해야 한다는 것은 정당의 기본적인 존재 근거를 망각하는 잘못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김병민 후보는 "지난 대선을 시작하는 당시부터 선거가 끝날 때까지 윤 대통령 곁을 지킨 윤 대통령의 유일한 대변인"이라며 내부단결을 강조했고, 민영삼 후보는 "단합된 힘으로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앞장서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대표 시절 최고위원을 지낸 정미경 후보는 "윤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국민의힘을 지키는 것이고 국민의힘을 지키는 것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태영호 후보는 "종북 좌파에 의해 잘못 쓰인 이 현대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보수 당심을 겨냥했다.
반면 이준석계의 김용태 후보는 "국민의힘의 당정 분리 원칙에 대해서는 이어나가야 한다"고 당정분리를 강조했다. 또 다른 이준석계인 허은아 후보는 "당내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글로벌 금융 기업 부산 이전 시 인센티브 부여(김용태), 서부경남 남부내륙선 복선화 추진(허은아) 등 정책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였다.
청년 최고위원의 경우 친윤계 장예찬 후보는 "실패한 전직 대표 뒤꽁무니나 졸졸 따라다니는 후보"라며 "당정분리는 비겁한 변명"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이준석계 이기인 후보는 "당이 갈라치는 소란스러운 정치적 연설"이라고 맞받았다.
김가람 후보는 "비대위 체제로 치러지는 전당대회인데 누구도 나서서 반성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이준석계를 겨냥했고, 김정식 후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부터 모욕죄로 고소당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보수층 당심을 공략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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