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민주당 '내로남불'"…'50억 클럽·김건희 특검' 향방은

류정화 기자 2023. 2. 14. 18: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 잠깐 내용을 들어봤습니다만,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오늘(14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섰죠? 민주당을 향해서는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다만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쌍특검' 주장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죠. 민주당은 오늘도 '김건희 특검'을 강하게 주장했는데, 정의당은 '김건희 특검'엔 거리를 두면서 '50억 클럽' 관련한 대장동 특검을 발의를 했습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민주당이 제20대 총선에서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차지한 이래 우리 의회민주주의는 급격히 붕괴되고 있습니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 제한, 여야 동수로 이루어지고 3분의 2 찬성으로 결정되는 안건조정위원회 합의제 핵심 요소들을 대부분 무력화하면서 의회민주주의를 형해화하였습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오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주당을 정면 비판했습니다. 의회 민주주의를 붕괴시켰다고 했는데요. 소수당을 무시한 민주당의 안건조정위 '꼼수', 회기 쪼개기를 통한 '필리버스터 저지' 등을 구체적인 사례로 꼽았습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어제 1분에 한 번꼴로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말한 데 대해 '문제는 민주당'이라고 답변을 한 듯한데요. 민주당 비판의 핵심 키워드, '내로남불'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자 국민의힘은 환호했고 민주당은 고성으로 항의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바꾸어 말하면 민주당 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의 역사였다고 합니다. 박수 치지 마세요. 박수 치지 마세요.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약했던 민주당, {물증이 있어?} 특히 이재명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 공약을 지킬 지도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습니다. {참나.}]

다만 '김건희 특검'을 전면에 내세웠던 박 원내대표의 주장에는 답이 없었습니다. 김 여사의 이름이나 '특검'이란 단어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남은 길은 특검뿐입니다. 국민들도 김건희 여사 특검 도입에 압도적으로 찬성하고 있습니다. 국민 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습니다.]

아마도 "민주당 정부에서 왜 기소하지 못했느냐"는 취지의 어제 발언으로 답변을 갈음한 듯한데요.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김건희 여사 주식 관련 사건은 민주당 정권 시절에 얼마나 많이 파헤쳤습니까? 더구나 박범계 의원이 법무부 장관으로 있을 때 수사할 대로 해놓고 이제 와 특검 하자고 박범계 의원이 들고 있는 거 보니까 저는 참 웃음이 나왔습니다.]

민주당은 오늘도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 대한 판결문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김 여사의 계좌가 공소시효가 끝난 2010년 10월 20일 이전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주가조작'에 활용됐다고 적시됐다는 겁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재판부는 사건 판결문에서 두 단계 모두 동원된 계좌는 '김건희 여사와 최은순 씨 명의 계좌가 유일하다'고 적시했습니다.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1단계를 제외하고도, 김건희 여사의 계좌 3개가 유죄로 본 주가조작 거래의 48건에 쓰였다는 것입니다.]

판결문을 오늘 제가 뜯어봤습니다. 법원은 김 여사 명의 계좌 중 세 개의 계좌가 공소시효가 살아있는 시세조종 행위에 이용된 것으로 봤습니다. 김 여사 어머니인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모 씨의 계좌도 1개 포함됐는데요. 판결문엔 '김 여사' 명의 계좌라고 이름을 적시하면서, "시세조종에 이용한 계좌로 인정된다", 주식을 팔고 살 것을 사전에 서로 짜고 거래하는 "통정매매에 이용된 것으로 판단된다"는 문구가 여러번 등장했습니다. '통정매매'의 구체적인 상황도 담겼습니다. 2010년 10월 28일, 투자자문사 임원 민 모씨가 주가조작 선수 김 모 씨에게 '잠만(잠깐만) 계세요. 지금 처리하시고 전화 주실 듯'이란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요. 약 3분 뒤 김 여사 명의의 계좌에서 매도 주문이 나오고 거래가 체결됐다는 겁니다. 2011년 11월 1일에도, 김씨가 민씨에게 '3300원에 8만 개 때려달라 해주셈'이라는 문자를 먼저 보내자 민씨가 '준비시킬게요'라고 답을 하고요. 22분 뒤 김씨가 '매도하라 하셈'이라고 다시 문자 메시지를 보내자 7초 뒤 3300원에 8만 주의 물량이 매물로 나왔다고, 판결문에 적시된 겁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10일) : 7초 후 거래, 그 유명한 직접 김건희 여사가 증권사의 직원에게 전화해가지고 '3300원에 8만주 때려주삼' 문자메시지 딱 받고 나서 7초 후 거래라는 거, 직접거래라는 거 아닙니까?]

다만 판결문에는 "해당계좌에서 직접 주문을 낸 것이 누군지는 확정할 수 없다"고 했는데요. 판결문에선 김 여사를 도이치모터스 상장 전부터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로 권 전 회장의 지인이라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거래가 있었던 2011년은 김 여사가 서울대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인문학과정(AFP) 원우 수첩에 '현직 도이치모터스 제품 및 디자인전략팀 이사'라는 경력이 기재돼있던 시기기도 하죠. 공소시효 안에 있는 기간에 거래 흔적이 남아있는 이상, 김 여사에 대한 수사 혹은 소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심인보/뉴스타파 기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2차 주가조작 세력의 사무실에서 김건희 엑셀 파일이 나왔고 거기에 적혀 있는 게 김건희 여사의 실제 장부와 일치한다, 그러면 김건희 여사한테 사실은 물어봐야 이게 확인할 수 있는 거죠. '왜 당신의 계좌 내역이 이 사무실에서 나왔느냐'라고 물어보고…]

하지만 대통령실은 어제에 이어서 입장문을 냈습니다. "판결문 내용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겁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김 여사와 주가조작 관련 연락을 주고받거나 공모했다고 진술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고, 범죄사실 본문에 김 여사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전혀 없다"고 했는데요. 김 여사에 대한 추가 수사 가능성엔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되는데, 검찰의 '항소' 소식도 아직은 들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입장문 (음성대역) : '매수를 유도'당하거나 '계좌가 활용'당했다고 해서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없음은 명백합니다. 민주당이 거짓 의혹 제기와 억지 기소에 대해 사과를 하기는커녕 판결문 내용을 왜곡하여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합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김건희 특검'에 반대할 뿐 아니라,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죠. 굳이 요청을 하지 않더라도 거부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민주당은 언제까지 요건도 안 되는 특검을 발동할 작정입니까. 민주당의 삼권분립 훼손, 입법 독재에 저항하기 위해 우리는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요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건희 특검'에 대한 캐스팅 보트, 지금은 정의당이 쥐고 있습니다.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 전까진 '주가조작'은 그야말로 의혹일 뿐이었죠. 지금부터 검찰이 어떻게 수사 의지를 드러내는지를 본 뒤에, 특검을 추진할 수 있단 가능성도 열어놨습니다.

[이정미/정의당 대표 (JTBC '뉴스룸' / 어제) : 이렇게 명백히 수사해야 되는 것조차 수사를 하지 않는다면, 검찰이 수사권을 왜 가지고 있어야 되죠? 검찰에게 국민들이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수사권을 발동하지 않는다면 특검을 포함한 다양한 시도를 강행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정의당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미 검찰에 대한 신뢰는 바닥이다라는 겁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분명히 확인한 것은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아니 재판 결과가 나온 이 순간까지도 검찰은 진상규명이 아닌 진실 은폐에만 애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김건희 특검에 찬성하는 만큼, 이는 민주당만의 요구가 아닌 국민이 정치권에 내린 준엄한 명령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정의당은 대장동 특검 관련해서는 찬성하고 있죠. 검찰은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 퇴직금 50억을 무죄라고 본 판결에 대해 항소하겠단 뜻을 밝혔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 법 감정에 안 맞다는 여론이 반영된 듯한데요. 정의당은 특검의 대상을 일단 '50억 클럽'에 한정하자고 하면서 오늘 자체 특검 법안도 냈습니다. 그런데 '50억 클럽'에 대해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모두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특검 추천에서 둘 다 빠져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강은미/정의당 의원 : 50억 클럽과 관련해서는 국민의힘의 전직 국회의원이 포함되어 있고,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는 사람들이 있고, 그다음에 성남시의원 같은 경우는 한나라당 소속이었다가 민주당 소속이 된 사람이 있고, 그리고 민주당 소속이 있기 때문에 양당 다 이해관계자라고 보이고, 그러면은 양당 다 추천 안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양당에서 '우리가 이번에 추천하지 않겠다'라고 오히려 선언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쌍특검'을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을 포함해서 정의당과 협의를 해가겠단 뜻을 밝혔는데요. '대장동 특검'에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까지 포함 시킬 경우엔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대할 듯합니다. '권력자에 대한 수사'를 중립적인 수사기관에 맡기자는 게 특검의 취지죠. 이 대표 관련 수사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단 주장입니다.

[김용남/전 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검찰이 수사를 너무 열심히 하기 때문에 좀 살살할 특검을 하자? 이건 논리적으로 특검 제도와 정면 배치되는 겁니다.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서 수사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지금 특검하자고 하는 것은 완전히 방해하자는 것밖에 안 되는 거죠.]

정의당이 '대장동 특검'을 '50억 클럽 특검'으로 명명한 건, 수사 대상을 대장동 의혹 전반으로 넓히면, 국회 합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50억 클럽 명단엔 이 대표의 대법원판결에 관여했던 권순일 전 대법관과,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박영수 특검이 모두 들어있죠. 두 사람 모두 화천대유의 고문을 지냈단 이력이 있습니다. 일단 최대 공약수로 특검을 진행하되 수사 과정에서 대상을 넓힐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이정미/정의당 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대장동 전반으로 한정 없이 다 넓혀놓고 나면은 사실 국회 합의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지금 곽상도 의원 판결 중심으로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하는 것에 일단 국회가 집중해나가면서 수사 과정에 거기에 박영수 특검도 수사 대상으로 들어가 있지 않습니까?]

주호영 원내대표의 오늘 의회연설, '협치'란 단어는 딱 한 번 언급됐습니다. 그것도 '협치'를 하자는 게 아니라 '국회제도개선위'의 설립 취지를 설명하는 거였는데요. 정치권 한복판에 등장한 '특검', '쌍특검'이란 단어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주호영 "민주당 '내로남불', 의회 민주주의 붕괴"…. '50억 클럽·김건희' 특검, 향방은" >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