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뇌졸중을 부르는 심방세동
심장은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심실과 이를 보조하는 심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심방은 필요한 만큼 혈액을 저장했다가 수축하면서 빠른 속도로 혈액을 심실로 공급한다. 이 때 심방이 수축을 하지 않아도 심실이 확장되면서 혈액을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짧은 시간에 충분한 양의 혈액을 공급받기는 무리이다.
그런데 심방이 지나치게 빨리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 마치 부들부들 떠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되어 수축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심방이 수축하면서 저장된 혈액을 내보내지 못한다. 결국 심실이 확장되는 힘만으로 혈액을 받아들이면서 심장기능이 다소 떨어지게 된다. 이런 상태를 심방세동이라고 하는데 정상 심장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심장질환으로 인해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에서 심방세동이 발생하게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흔하고 중요한 부작용은 심방이 힘차게 혈액을 밀어내지 못하면서 부분적으로 혈액의 움직임이 정체된 부분이 생기고 이 부위에 혈액이 응고되면서 혈전을 형성하게 된다. 이렇게 형성된 혈전은 심장에 매달려 있다가 떨어져 나가게 되는데 주로 뇌로 가는 혈관을 막아서 뇌경색을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심방세동 환자에게는 혈액응고를 막아주는 항응고제를 투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심방세동은 치료를 요하는 부정맥 중에서는 가장 흔해서 미국의 경우 부정맥으로 입원한 환자의 3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주로 노령층에 흔하여 60세 이상에서는 인구의 1%, 69세 이상에서는 5% 정도를 차지한다. 그러나 젊은 층에서도 발생하는데 특히 과음을 했을 때 더 자주 발생한다.
심방세동은 일단 생겼다가 7일 이내에 없어지는 일시적인 발작형과 7일 이상 지속되는 지속형으로 나뉘게 된다.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발작형은 주로 고열, 폐렴, 과음, 갑상선 항진 등이 원인일 때가 많다. 그리고 10~15%는 지나치게 격렬한 운동을 했을 때 발생한다. 원인이 뚜렷하면 그 원인을 교정해주면 좋아진다. 그러나 30%정도는 1년 이내에 지속형으로 바뀌기 때문에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약물치료가 우선인데 약물치료는 크게 심방세동을 없애기 위한 약과 혈전예방을 위한 항응고제로 나뉘게 된다. 그리고 심장에 직류 전기충격을 가해 심방세동을 없애는 방법도 있다. 이런 치료들은 가능한 한 48시간 이내에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늦어도 7일 이내에는 시행해야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심방세동이 심실에 과도한 자극을 가한 결과 맥박이 빨라지면 가슴이 심하게 뛰거나 심장기능이 저하되어 병원으로 가게 된다. 그러나 심방세동만 단독으로 왔을 때는 25%에서는 증상이 없다. 그리고 증상이 있을 때는 피곤한 느낌이 들거나 숨쉬기 힘들어지며 운동이 부담스럽고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이런 증상들은 부정맥 외에도 대부분의 질환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증상이기에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경우는 고혈압이나 협심증, 심근경색 그리고 심장의 승모판막이나 대동맥 판막 등의 심장질환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다. 이미 심장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추가로 기능도 저하되지만 저절로 소실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문제가 있다. 치료는 우선 심방세동으로 인해 심실이 비정상적으로 반응했을 때는 심실수축을 유도하는 방실결절(AV node)을 파괴시킨 후 페이스메이커를 삽입해 규칙적으로 심심실이 수축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정상적으로는 동방결절(SA node)에서 만들어진 신호가 심방을 수축시킨 다음에 방실결절로 가서 신호를 전달한 후에 소실된다.
그런데 심방세동의 많은 경우에서 심방의 신호가 소실되지 않고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다시 심방으로 지속적으로 들어와서 자극을 하여 발생한다. 이 때는 사타구니에 있는 혈관으로 가느다란 고무호스를 넣어 심방에 도달한 다음 전기신호가 비정상적으로 지나가는 경로를 찾아서 차단하게 된다. 또 원래의 심장질환으로 인해 수술을 하면서 심방세동에 대한 수술을 같이 시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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