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탈정치 MZ노조의 신선한 바람

2023. 2. 1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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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밀레니얼+Z세대) 노조의 탈정치 선언이 주목받고 있다.

MZ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가 13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밝힌 지향점은 누가 봐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이다.

MZ노조의 이 상식적인 발언에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는 것은 정치투쟁에 매몰된 기득권 노조에 신물이 났기 때문이다.

실제 MZ세대가 주축인 LG전자 '사람중심노동조합'과 '올바른노조'는 회계 내역을 매달 온라인에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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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본연의 활동에 집중
천원 단위까지 회계 공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열린 MZ세대 노조 관계자 간담회에 앞서 이동훈 한국가스공사 더 코가스 노조위원장(왼쪽),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오른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MZ(밀레니얼+Z세대) 노조의 탈정치 선언이 주목받고 있다. 반정부에 반미 투쟁까지 기치로 내걸고 세력을 과시해온 기존 노동단체와 확연히 비교되는 발걸음이다. MZ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가 13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밝힌 지향점은 누가 봐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이다. 점점 더 정치색으로 물들어가는 노동계의 앞날에 작은 희망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협의회 부의장인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기존 노조는 노동조합 본질에 안 맞는 정치적인 구호를 너무 많이 외쳤다"며 "당장 열심히 일해서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이 노조의 본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극히 상식적이고 공정한 의견에 함께할 것이며 노조 본질에 맞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백번 천번 맞는 말이다.

MZ노조의 이 상식적인 발언에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는 것은 정치투쟁에 매몰된 기득권 노조에 신물이 났기 때문이다. 민노총은 최근 신년간담회에서도 올해 모든 투쟁을 '반윤석열' 투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정부에 전면전을 선포한 바 있다. 이걸로 끝이 아니라 군축, 반미, 반일 투쟁까지 이슈로 삼았다. 3월 공식 선포 대회를 연 뒤 5∼6월 최저임금 투쟁, 7월 대대적 총파업으로 정부에 타격을 주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MZ노조는 이런 선언들이 노조의 본질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미래 노동시장과 정치파업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묻고 있는데, 타당한 지적이라고 본다.

억지 주장 대신 공정을 중시하는 태도도 여론의 공감을 얻기에 충분하다. 송 위원장은 "회계 투명성은 당연하다. 큰 규모의 노조라면 당연히 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MZ세대가 주축인 LG전자 '사람중심노동조합'과 '올바른노조'는 회계 내역을 매달 온라인에 공개하고 있다. 조합비 수입과 지출 내역을 1000원 단위까지 명시해 놓았다. 노동조합법은 노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회계를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MZ노조는 이를 지킨 것이다. 이 당연한 조치를 민노총은 탄압이라고 저항한다. 회계처리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정부에 일절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이 민노총 입장이다. 어느 쪽 말이 올바른지 따질 필요조차 없다.

기존 기득권 귀족노조의 폐해는 심각했다. 대화와 타협 대신 투쟁 깃발을 흔들며 무차별 파업으로 이익을 관철하는 것이 통상적인 방식이었다. 사업장 점거, 기물 파손 등 불법도 서슴지 않았다. 기울어진 노동시장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했다. 어처구니없는 건설노조 갑질 횡포도 한 예다. 노동개혁은 이런 귀족노조의 그릇된 관행을 바로잡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MZ노조의 신선한 돌풍은 그래서 의미가 각별하다.

새로고침협의회는 오는 21일 공식 발족한다. 20, 30대 사무·연구직 노조원 5000여명이 주축이다. 기존 양대노총과 비교하면 너무나 작은 규모이지만 앞으로 세력을 키울 여지는 충분하다. MZ노조가 노사 관계에 새 바람을 일으킬 선봉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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