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책 이제 무료배송 안돼요"… 출판계 강타한 인플레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3. 2. 14. 17: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예스24 이어 교보·알라딘까지
1만5천원 이상 사야 무료배송
배송비도 500원 오른 2500원
책값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

책 한 권을 구매해도 무료로 배송받는 시대가 막을 내린다.

14일 국내 최대 온라인 서점인 예스24가 무료배송 기준을 1만원에서 1만5000원으로 인상한 데 이어 국내 3대 온라인 서점이 모두 2월 중 무료배송 기준을 1만5000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알라딘은 16일부터, 교보문고는 20일부터 동일하게 1만5000원으로 무료배송 기준을 높인다. 배송비도 3사 모두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인상한다. 온라인 서점에서 10% 할인가를 기준으로 하면 1만6700원 이상의 도서를 구매할 때만 1권으로 무료배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2021년 기준으로 국내 도서 평균 가격은 1만7116원이다. 무료배송 기준인 1만5000원보다 높지만 평균 가격이 1만2000원인 시집을 비롯해 소설 등 문학도서는 가격이 1만5000원 이하로 책정되는 것이 많다.

국내 3대 온라인 서점이 도서 시장의 절반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단권 무료배송 정책은 사실상 막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도서업계 최대 경쟁 업체로 부각한 쿠팡은 여전히 1만원 이상 무료배송과 배송비 2000원 책정을 유지하고 있다.

한 대형 서점 관계자는 "그동안 서점의 낮은 영업이익률은 무료배송 출혈경쟁이 큰 원인이었다. 게다가 최근 택배비용이 올라가면서 배송으로 인한 이익률 감소가 심각했다"며 "무료배송 기준이 1만5000원으로 인상되면 1권을 구매하는 고객이 2권 이상을 살 가능성이 커져 서점이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인상 요인을 설명했다.

65% 안팎의 공급률(출판사가 서점에 공급하는 가격 비율)을 고려하면 1만원짜리 책 한 권을 팔 때 2500원에 불과한 서점의 마진이 무료배송으로 인해 0원으로 수렴하는 구조였는데, 이번에 배송료 인상으로 다소나마 이익 구조가 개선되는 셈이다. 무료배송 정책 변화로 출판사들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만6700원 이하의 책은 배송료가 추가로 들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1만3000~1만5000원대 책은 일제히 1만7000원 선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다.

게다가 한솔제지, 무림페이퍼 등 국내 제지업체가 책 출판용 종이값을 작년에만 세 차례(1월 7%, 5월 15%, 9월 7%) 올리는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쇄비용이 많이 늘어나 책값도 최근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종이값 등 원자재값이 올라 지난해에는 책 정가 인상이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정가가 변경된 책 7732종 가운데 가격이 인상된 책은 6222종으로 전년(3480종)에 비해 2배가량 늘어났다.

[김슬기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