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도 손절"… 불안감 커지는 부동산PF

증권사 잇단 'PF부실' 보고서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울산 주상복합 시공권을 손실을 보며 포기하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시공사로 참여했던 '울산 동구 일산동 푸르지오' 신축 사업에서 연대보증을 섰던 440억원 후순위 브리지론(사업 인허가 이전에 투입되는 금융)을 상환하며 시공권을 포기했다.

14일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대보증만으로 책임준공 약정 체결로 이어지는 것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며 "그동안 대형 시공사의 PF 사업은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있었으나 이번 사태로 시공사의 크레디트 리스크가 상승하고 있으며 PF 사업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대우건설을 인수한 중흥건설 입장에서 재무구조에 대한 자체 판단으로 결단했을 가능성이 있으나 국내 시공능력평가 6위 대형 건설사의 이번 '손절' 건은 브리지론 단계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를 재부각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자금 시장에서 돌발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시장이 불안할수록 갑작스러운 이벤트는 금융 시장의 신뢰도를 낮추고 시장 회복을 지연시키는 악재"라며 "이례적인 이벤트로 반복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되나 PF 시장에서 우려되던 주체는 중소형 증권사였는데 이제 리스크가 건설사로 전이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처럼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의 정책 대응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중점 업무로 부동산 불안의 금융 시장 확산 방지를 꼽았다. 금융업권별로 관리되는 부동산 PF를 사업장 단위로 통합 관리해 PF 리스크와 건설사 유동성 상황 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강봉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