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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실험 없이 신약개발 하나…대체시험법 전세계 확산

등록 2023.02.14 17: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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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실험 반대 목소리 커지자 동물대체시험법 전세계서 주목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개발 시 동물실험 의무화서 제외

국내도 동물 대체 시험법 추진 목소리…아직은 걸음마 단계

[서울=뉴시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2)가 감염된 영장류 동물모델 아프리칸 그린 몽키의 사진 (사진=셀리버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2)가 감염된 영장류 동물모델 아프리칸 그린 몽키의 사진 (사진=셀리버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전세계적으로 동물실험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국내에서도 동물대체시험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오가노이드·장기칩·컴퓨터모델링 등이 대안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물실험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면서 동물실험을 대체해 약물 효능과 독성 평가를 할 수 있는 방안들이 속속 제시되고 있다.

동물실험 대체 방안으로는 동물을 사용하지 않거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예측을 하는 방법 등이 사용된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는 장기유사체로 불리는 오가노이드와 장기칩, 컴퓨터모델링, 바이오프린팅 등이 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장이나 간, 위와 같은 장기처럼 입체 구조로 배양한 것으로, 장기 모사체 또는 미니 장기라고 불린다. 장기칩은 사람의 세포를 기반으로 장기의 구조와 기능, 특성을 실체와 유사하게 구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오가노이드 치료제 개발 기업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오가노이드 기반으로 약물 효능 평가를 하는 ‘오디세이’ 플랫폼으로 향후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에서 약물 평가를 수행하면, 동물 모델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바이오 기업 넥스트앤바이오도 오가노이드를 기반으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환자 암세포를 생체외(in vitro)에서 3차원으로 배양한 ‘암 오가노이드’를 통해 약물 반응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유럽연구소(이하 KIST 유럽연구소)와 ‘OECD 동물대체시험 독성발현경로(AOP) 검증법의 가이드라인 등재’를 위한 공동연구에 나섰다. 동물대체시험에서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독성평가를 위한 글로벌 표준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작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간 식품·의약품·의료기기·화장품 개발 등으로 사용된 동물은 약 1256만 마리로 조사됐다. 전세계적으로는 매년 5억마리 이상의 동물이 동물실험으로 희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동물실험 대체 움직임은 확대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앞으로 신약개발 시 동물실험을 하지 않아도 신약을 허가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의약품 허가에는 생쥐와 같은 설치류 한종과 원숭이, 개와 같은 비설치류 종에 대한 독성 시험을 요구하고 있으나, 작년 12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2023년 통합세출법에 ‘식품의약품화장품법’ 개정이 포함되면서 지난 80년 이상 진행해온 동물실험이 의무화에서 제외됐다.

식약처도 지난해 11월 생물학적제제 완제의약품 기준 및 시험방법에서 ‘이상독성부정시험’을 삭제하는 ‘생물학적제제 등 품목허가·심사 규정’을 개정했다.

이상독성부정시험은 마우스나 기니피그에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해 제조 시 유입될 수 있는 외래물질로 인한 이상반응이 나타나는지 7일 간 확인하는 시험을 말한다. 사람이나 다른 생물체에서 유래된 것을 원료로 해 제조한 의약품인 백신 등 생물학적 제제 의약품 시험 과정에서 이상독성부정시험을 제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의약품 개발 시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독성 평가 방법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도 작년부터 하고 있다.

여전히 갈 길은 멀다. 동물대체시험법을 사용하기 위해선 효과가 담보돼야 하고, 법안도 마련돼야 한다.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하며, 비용 역시 기존 동물실험과 크게 차이나지 않아야 업계도 부담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거론되고 있는 동물대체시험법은 가장 모사도가 높고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것들이지만, 의약품의 경우 체내 상호작용을 예측하기 어려워 사실상 모든 동물실험을 대체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대체시험법을 만들고 있으나 아마 이를 강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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