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존치설에…천하람 “여의도 야합” 권성동 “폐지 확고”

우제윤 기자(jywoo@mk.co.kr) 2023. 2. 1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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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千 “1년만에 지지자 배신 안돼”
權 “공약포기로 곡해하지 말라”
여가부는 이준석 지지층 핵심공약
친윤 권성동, 전대 영향 차단 나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와 악수하는 천하람 당대표 후보(오른쪽) [김호영기자]
여야가 3+3 협의체에서 윤석열 대통령 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해 ‘여가부 존치설’이 제기되자 친이준석계인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발끈했다.

반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공약 포기란 없다”며 발빠르게 진화에 나섰다. 전당대회가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030 세대 표심을 대변하는 천 후보가 여가부 문제로 당심을 자극하려 하자 원조 윤핵관 권 의원이 차단에 나선 셈이다.

14일 천 후보는 페이스북에 “여가부 폐지 공약을 충분한 설명과 설득 없이 파기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의 공약을 믿고 지지해주신 분들을 배신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협치가 아니라 여의도의 야합”이라고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날 양당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까지 6명이 모인 3+3 협의체가 여가부 폐지 관련 결론을 내리지 못 하고 원내대표에게 일임하자 국회 안팎에서 ‘여가부 존치설’이 돌았고 이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천 후보는 이어 “이렇게 1년만에 지지자를 배신하면, 총선 때 무슨 말로 지지를 호소할 수 있겠습니까”라며 “아무런 설명도 없이 대선 공약을 파기하는 것은 책임을 가치로 하는 보수답지 않다. 보수는 지지자를 배신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소한 제가 당대표로 취임할 수 있는 시기까지 결정을 미룰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그러자 원조 윤핵관으로 불리는 4선 중진 권성동 의원도 몇 시간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쟁점 사안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는 추후 별도 여야 논의를 통해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서 지지층의 우려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포기는 없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여가부 폐지는 대선 공약이고 대국민 약속이다. 폐지라는 입장은 확고하다”고 단언했다.

또 “당장 폐지가 어렵다면 우리 당은 더 많은 명분을 쌓아서 더 많은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며 “그것이 공약에 대한 책임이다. 저 역시 여가부의 여러 세금 낭비성 사업, 비동의간음죄 등과 같은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고, 폐지 법안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불행히도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전후사정을 알아보지도 않고 대뜸 ‘공약포기’라고 곡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런 분들은 평소 어떠한 성과를 만들어왔는지, 또한 어떤 진심이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이준석계를 에둘러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부디 비판의 화살을 민주당에게 돌려주시길 바란다”며 “지금 당장 여가부 폐지가 어려운 근본 원인은 민주당이지, 윤석열 정부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현재 천 후보는 새롭게 다크호스로 등장해 비윤계 표심을 끌어모으며 세를 불리고 있다. 특히 2030세대와 수도권 당원들이 주요 지지층으로 꼽힌다.

천 후보의 이날 페이스북 글은 2030 남성들 맞춤 공약이었던 ‘여가부 폐지’가 더불어민주당 반대로 지지부진하고 여가부 존치설까지 나오자 들끓는 2030 당원 표심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자신이 당 대표가 될 때까지만 결정을 미뤄달라는 것은 간접적으로 당 대표가 되면 이를 해결하겠다는 다짐인 셈이다.

권 의원의 페이스북 글은 2030 표심이 천 후보에게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패마 마찬가지다. 비난의 화살이 수뇌부에 향하지 않고 민주당으로 향하게 함으로써 당원들의 성난 표심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신속하게 대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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