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는 아빠와 레드카펫... 김여정은 열병식장 구석에

박선민 기자 2023. 2. 1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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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지난 9일 녹화중계한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화면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으로 추정되는 여성(붉은색 원)이 포착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 리설주 여사와 함께 열병식장에 도착해 입장하는 동안 군인들 뒤편에 홀로 서 있는 모습이다. 김여정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이 장면을 제외하고 열병식 보도에 등장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레드카펫을 걷는 동안 모퉁이에서 이들을 지켜보고 있는 김여정 부부장의 모습이 포착됐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의 여동생으로서 북한의 ‘2인자’라는 평가를 받아온 김여정의 위상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은 지난 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을 개최했다. 김정은은 딸 김주애, 아내 리설주와 ‘백두혈통’을 과시했다. 이튿날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김주애는 김정은 손을 잡고 레드카펫 위를 걸어 열병식 행사장 건물로 들어섰다. 아내 리설주는 한 걸음 뒤에서 부녀의 뒤를 따랐다. 김주애는 주석단에서 김정은의 양쪽 뺨을 어루만지는 등 스스럼없는 행동을 보였다.

통상 김정은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북한 선전 매체 카메라에 얼굴을 비추던 김여정은 레드카펫이나 주석단 등 행사의 중심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여정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열병식 영상에서 확인됐다”고 했다.

김여정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발견된 곳은 열병식 행사장 건물 앞 모퉁이. 김정은과 김주애, 리설주가 군 사열을 받으며 건물 안으로 들어서던 순간 포착됐다. 이 여성은 건물 앞 밀집해 있는 군인들 뒤편에서 검은색 코트를 입은 채 홀로 서 있었다. 얼굴도 제대로 식별되지 않을 만큼 원거리에서 포착된 게 전부였다.

북한 조선우표사는 14일 오는 17일 발행될 예정인 새 우표의 도안 8종을 공개했다. 우표 디자인은 지난해 11월1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당시 김 위원장의 현지시찰 사진을 토대로 구성됐으며, 우표의 상당수에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함께 등장했다. 사진은 조선우표사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우표 도안. /조선우표사 홈페이지 캡처.

때문에 김여정의 위상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김여정은 과거 행사에서는 김정은을 가까이서 보좌하거나, 주석단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9·9절) 74주년 기념 경축 행사장에서 김정은 바로 뒤편 테이블에 앉았고, 2021년 12월 중앙추모대회 주석단에서는 김정은 왼쪽의 정치국 위원들 바로 다음에 서 있었다.

2021년 10월 11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 국방발전전람회에서김정은 북한 당 총비서 뒤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조선중앙TV 연합뉴스,

하지만 이번 열병식에서는 매체 카메라에 김여정 모습이 정식으로 잡히지도, 이름이 언급되지도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여정이 이번 열병식의 주석단에 오르지 않았던 것과 관련해 현 단계에서 평가할 내용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여정의 위상 하락설은 김주애의 부상과 연관이 있다. 북한은 김주애의 우편을 제작할 정도로 그를 우상화하고 있다. 북한 조선우표사는 이날 오는 17일 발행될 예정인 새 우표의 도안 8종을 공개했는데, 이 가운데 5종에 김주애가 김정은과 함께하고 있는 사진이 담겼다. 나란히 손잡고 걷거나 팔짱을 끼고, 인민군 병사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등이다.

외신들은 앞서 북한이 김주애를 대외에 공개한 것을 두고 김여정의 위세를 우려하는 부인 리설주 여사를 안심시키기 위한 김 위원장의 의도라고 분석한 바 있다. 최진욱 한국전략문화연구센터 원장은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김여정은 영향력이 강하고 야망이 있으며 공격적”이라며 “리설주가 그것을 달갑지 않아 해 김정은이 딸 주애를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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