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이재명 불체포특권 포기 공약 지킬지 국민이 지켜봐”

정대연·조문희·신주영 기자 2023. 2. 1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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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단체 대표연설, 전 정부·이 대표 ‘내로남불’ 비판
민주당 “집권여당이 남탓과 무대책으로 일관” 평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 특히 이재명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 공약을 지킬지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41번), 민주주의(12번), ‘내로남불’(10번) 등 단어를 사용해 문재인 정부와 이 대표를 주로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죄를 지으면 대통령도 구속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 정문을 나서는 순간 수갑에 채워 구치소로 보내자고 했다”며 “그랬던 이 대표가 자신의 온갖 의혹에 대한 정당한 수사를 정치탄압이라고 항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여러 가지 부정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은 민주당뿐만 아니라 국회 전체 위신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별다른 반응 없이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45분가량 이어진 연설을 들었다.

주 원내대표는 “제 자신도 참회록을 쓴다는 자세”라며 여야를 막론해 자성을 촉구하면서 연설을 시작했다. 5선 중진의원인 그는 “지금까지의 짧지 않은 의정생활 동안 지금처럼 자괴감과 두려움이 엄습한 적이 없다”며 “자괴감의 정체는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어느 때보다도 지탄의 대상이 되고 불신을 받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전에 없이 두려움을 느끼는 까닭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도전들이 너무나 중차대함에 비해 우리나라의 국가 의사결정 능력이 역부족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라며 미·중 대결 심화, 북핵 위기, 기후 위기, 저출생, 노동·연금·교육 분야 문제 등을 언급했다. 주 원내대표는 다섯 항으로 이뤄진 ‘국회의원 윤리 강령’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내려갔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가 불신 받는 이유로 정치인들의 잦은 중대범죄, 막말, 국회의 가짜뉴스 양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의 기능 상실, 정치의 사법화, 게으름, 내로남불을 꼽았다.

그는 국회 전체의 책임을 묻고 반성을 촉구했지만 구체적인 사례로는 민주당 관련 내용을 들어 비판을 전개했다. 주 원내대표는 가짜뉴스 양산과 관련해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등장하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 주한 유럽연합(EU) 대사 발언 왜곡이 대표적인 경우”라며 “진실 확인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채 성급히 가짜뉴스를 정치에 이용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 사례 모두 김의겸 민주당 의원과 관련이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주 원내대표는 내로남불과 관련해선 “민주당 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의 역사였다”고 운을 뗐다. 주 원내대표는 고성이 쏟아진 민주당 쪽을 향해선 “좀 거슬리더라도 들어봐주십시오”라고 했고, 박수가 나온 국민의힘 쪽을 향해선 “박수치지 마세요”라고 한 뒤 연설을 이어갔다.

주 원내대표는 방송법, 양곡관리법, 노란봉투법을 들어 “여당일 때는 관심조차 없다가 야당이 되자 입법을 서두른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과 관련해선 “민주당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각 부처에 적폐청산기구를 만들고 정부와 공공기관의 전 정부 인사들을 쫓아내고 감옥에 보냈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검찰이 이 일(블랙리스트 혐의)로 문재인 정부 몇몇 장관과 청와대 참모들을 기소하자 민주당이 정치보복이라며 발끈했다. 참으로 편리한 기억력”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조국 사태’와 관련해 “정권에 대한 현재와 장래의 검찰 수사를 막으려고 검찰 자체를 파괴하려 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탈북선원 북송사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언급하며 “민주당은 언제나 인권 정당임을 주장해 왔지만 그럴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하자마자 합의제의 핵심 요소들을 무력화하며 의회민주주의를 형해화했다”며 “지금의 민주당이 민주라는 말을 떳떳하게 쓸 수 있느냐”고 물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제 국회는 진영정치와 팬덤정치의 위협에 맞서 합의정치의 기반을 확대하고 국민통합의 중심이라는 원래의 위치를 회복해야 한다”며 “협상과 타협의 정신을 복원하고 사실과 합리성에 기초한 토론을 통해 법안을 처리하는 정치적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연설을 마쳤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 연설 후 “경륜 있는 의원으로서 국회와 국가에 대한 여러 염려와 걱정을 잘 전달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정에 무한 책임을 지고 있는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시종일관 남탓과 무대책으로 일관한 것은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자가당착이자 유체이탈”이라며 “집권여당의 비전이나 책임감은 찾아볼 수 없고 위기의 책임을 전 정부와 야당에 전가했다”고 비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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