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팍스는 한숨 돌렸지만, 도산 위기 놓인 중소형 코인 거래소

이정수 기자 2023. 2. 1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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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고팍스가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에 인수되면서 고팍스보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중소 거래소의 줄도산 우려가 나온다.

가상자산 거래 급감으로 중소 거래소는 경영 위기를 겪고 있지만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는 카지노, 도박과 같은 유흥업으로 분류돼 경영 위기를 겪어도 은행 대출 등을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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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성 업종 지정돼 은행 대출 불가능
고팍스, 지분 팔며 급한 불 껐으나
중소형 거래소 줄도산 위기 놓여
“적자 감당하며 버틴다…제도 개선 절실”
/뉴스1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고팍스가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에 인수되면서 고팍스보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중소 거래소의 줄도산 우려가 나온다. 가상자산 거래 급감으로 중소 거래소는 경영 위기를 겪고 있지만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는 카지노, 도박과 같은 유흥업으로 분류돼 경영 위기를 겪어도 은행 대출 등을 받을 수 없다.

1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는 고팍스 지분 40%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최대 주주에 곧 오를 전망이다. 이준행 대표가 등기 임원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신임 고팍스 대표 자리에는 레온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고팍스는 지난해 11월 세계 3위 거래소 FTX가 무너지자 주요 사업에 차질을 빚었다. 고팍스는 고객이 맡긴 가상화폐를 운용해 그 이자를 돌려주는 사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가상자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코인 가격이 크게 출렁이자 고팍스 역시 해당 사업을 중단하며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래픽=손민균

소방수 역할을 자처한 곳은 바이낸스다. 바이낸스는 구제 기금인 산업회복기금(IRI)을 통해 고팍스 사업 지원에 나섰다.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진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최소 수십억원의 금액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기금을 투자하는 대신, 이준행 대표 지분을 받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주요 5대 거래소 중 하나인 고팍스가 바이낸스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국내 지원 정책이 미비한 점을 꼽았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지난 2018년 정부로부터 사행성 업종으로 분류되며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업계 관계자들은 고팍스가 바이낸스와 협상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바이낸스가 인수에 나서지 않으면 사업이 좌초할 위기에 놓이면서 ‘헐값’에 고팍스를 넘기게 됐다는 것이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애초 고팍스가 바이낸스 쪽에 제안한 금액은 1000억원 정도다”라며 “다만 바이낸스가 손을 뗄 기미를 보이자 그의 반의반 정도 가격에 협상을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고팍스는 바이낸스와 협상을 매듭지으며 급한 불을 껐지만 그보다 상황이 어려운 중소 코인 거래소의 경우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에 등록된 가상자산 사업자는 총 36곳이다. 국내 가상자산 일일 거래 평균 규모는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약 5조3000억원이며 시가총액은 23조원 정도다.

현재 중소형 코인 거래소로는 포블게이트, 지닥 등 20여곳이며 전체 가상자산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 정도로 극히 적다. 또한 중소형 코인 거래소의 경우, 코인을 거래하기 위해선 비트코인 등을 충전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거래가 이뤄지기 전에 큰 손실을 볼 확률도 높다.

중소형 코인 거래소들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행성 업종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벤처 업종 및 중소기업 자금 지원을 제정해야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한 중소 코인 거래소 대표는 “중소형 거래소는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도 없을뿐더러 정책적 지원도 미비하다”며 “이대로 가면 올해 안에 거래소 대다수가 파산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럴 경우 가상자산 시장은 또 한차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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