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유럽 순방길서 블링컨 회담 가능성…미중 관계 '중대 분수령'

정윤영 기자 2023. 2. 1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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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러시아·독일·이탈리아·프랑스·헝가리 방문…블링컨과 독일서 대면 회담 가능성
왕이, 방러 기간 시진핑 방문 물밑 작업 벌일듯…시진핑은 올봄 방러 전망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8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장관급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개선 조짐을 보였던 미중 관계가 '정찰 풍선' 논란으로 또 다시 급속하게 얼어붙은 가운데, 미중 외교 사령탑이 대면으로 회동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이번주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 안보회의에 모두 참석하기 때문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MCP) 등 외신을 종합하면 중국 외교 최고 사령탑인 왕이 주임은 프랑스·이탈리아·헝가리·러시아 정부의 초청으로 14일(현지시간)부터 22일까지 유럽 순방에 나선다.

그러나 무엇보다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일정은 17일부터 사흘간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MSC). 이 자리에서 왕이 주임이 블링컨 장관과 대면 회담에 나설 경우 이달 초부터 양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풍선 기구'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단초가 제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 왕이, 獨 뮌헨안보회의서 블링컨과 회동 가능성

당초 블링컨 장관은 이달 5일부터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 방문해 왕이 등과 고위급 회담을 나눌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럽게 '정찰 풍선' 사태가 발생하면서 일정은 잠정 연기됐다.

지난해 11월 양국은 정상은 미중 관계 개선과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며 열린 소통 라인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에 합의했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은 당시 정상들이 합의한 내용에 대한 후속 논의를 이어가는 자리였는데, 이달초 미국 영공에서 목격된 중국 비행체가 시발점이 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꺾였다.

그러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블링컨 장관과 왕이 주임이 뮌헨안보회의에서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회담이 성사되면 최근 양국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정찰 풍선' 관련 논란 이후 양국 고위 외교 관계자들의 첫 대면회담이 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왕이, 뮌헨안보대화 연설 주목…'평화 중재자' 이미지 구축 시동

왕이 주임은 이번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해 시진핑 주석의 공동·포괄적·협력적·지속가능한 안보 비전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연설의 핵심은 중국의 안보 비전을 유럽 국가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대면 방식으로 전달하는 데 있다. 또한 중국은 세계 안보 문제, 특히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이해시키고 '평화 구축자'이자 '위기 해결사'로서의 중국 이미지를 홍보하고자 한다.

글로벌타임스는 "올해는 중국-유럽연합(EU)은 전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지 2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왕이의 이번 순방은 올해 양국 고위급 교류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양진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연구소 연구원은 왕이가 러시아보다 프랑스, ​​이탈리아, 헝가리를 먼저 방문하는 이유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우크라이나 분쟁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양측이 평화의 길을 걷기를 희망하고 있다. 왕이 주임은 먼저 중국의 입장을 이들 국가에 전달하고,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이해한 이후 소통과 조정을 위해 러시아로 갈 것"이라고 전했다.

추이홍젠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유럽연구소장도 "올해 뮌헨안보회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이 1주년을 앞뒀을 뿐만 아니라, 미국이 대만 해협에서 끊임없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시점에서 개최돼 특히나 중요하다. 세계는 중국의 목소리를 듣고 이러한 문제와 질문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대해 더 많이 알기를 원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국은 러시아와 서방간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강대국이기 때문에 외교 활동을 통해 관련 당사국들이 더 많은 대화에 참여하고 상호 신뢰를 높일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 AFP=뉴스1 ⓒ News1

◇ 러시아 방문하는 왕이, 시진핑 '방러 물밑 작업' 가능성도

이번 유럽 순방 기간 왕이 주임은 우크라이나 개전 이래 러시아에 처음으로 발걸음을 하는데, 왕이 주임은 러시아 측과 경제 협력 분야를 논의하고 시진핑 주석의 방러를 위한 물밑 작업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13일 브리핑에서 왕이 주임이 유럽 순방기간 '전략 협력 파트너'인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발표하면서 이 자리에서 양측이 "다음 단계 중러 관계 발전과 공동 관심사인 국제 및 역내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왕이의 러시아 방문이 주목 받는 이유는 이 자리가 시진핑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위한 물밑 작업을 벌이는 장(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러시아 관련 타스통신은 러시아 외교부를 인용해 시 주석이 올봄 러시아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는데, 당시 러시아 외교부 측은 "시 주석의 방문이 양국 현안 관련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러시아 일간 베도모스티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왕이 주임이 시 주석의 방러 준비차 2월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만일 시 주석의 방러가 성사될 경우 이는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자, 2019년 이후 4년 만의 러시아 방문이 되는데, 시 주석은 전례없는 3번째 임기를 시작한 만큼 서방과 갈등 키우지 않기 위해 '모든 국가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왕 주임은 직전까지 중국 외교부장(장관)과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겸임해오다 지난달 1일부로 외사판공실 주임 직함을 달고 공식 활동하고 있다.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은 중국 외교라인 최고서열로, 한국의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실, 미국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해당하는 직위다.

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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