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별이 빛나려면 어두운 하늘이 필요하다

이은미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기획팀장 2023. 2. 1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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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의 소속사로 알려진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사건은 단순한 연예 기획사 합병을 넘어 경영권, 주가 향방, 외신들의 보도까지 즐비하며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연예 매니지먼트,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잘 나가는 연예인을 영입하여 관리하는 단순한 업무에서 가능성 있는 연예인을 발굴, 육성하고 그들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유통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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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기획팀장

BTS의 소속사로 알려진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사건은 단순한 연예 기획사 합병을 넘어 경영권, 주가 향방, 외신들의 보도까지 즐비하며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연예 매니지먼트,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잘 나가는 연예인을 영입하여 관리하는 단순한 업무에서 가능성 있는 연예인을 발굴, 육성하고 그들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유통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대형기획사들은 K-pop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대중음악과 한국식 아이돌 문화 전반을 사업화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매니저의 역할도 단순히 연예인의 일정을 따라다니며 수발을 들어주는 로드 매니저의 개념뿐이었지만 단계별로 그들을 이미지 메이킹하고 홍보, 마케팅 하는 등 매니지먼트도 세분화 되었다. 관련학과와 직종이 생겨나고 성장하며 연예시장이 다방면에서 동반 상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필자는 시립예술단에 입단한 지 올해로 20년 차가 됐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예술단에 근무한다고 하면 무슨 악기 하세요? 노래 잘하세요? 라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사무국의 존재와 공연기획이라는 직업군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 "멋진 일 하시네요" 라는 얘기를 종종 듣기도 한다. 예술단 초창기 사무국은 단무장(현 사무국장)과 총무로 구성돼 단무장이 기획, 홍보 담당을 총무가 단원이나 회원을 관리하며 티켓 업무를 병행하는 등 공연을 꾸려나가는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공연이 점점 많아지고 예술단이 성장하며 각단별, 분야별로 전문 인력을 배치하면서 현재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게 됐고 타 시, 도립예술단이 벤치마킹하는 자타공인 최고의 매니지먼트로 성장했다.

공연예술경영이라는 인식이 없던 시절 공연기획자나 무대스텝을 공연에 필요한 허드렛일 해주는 사람들로 취급하거나, 혹은 실기를 포기하고 스텝으로 진로를 전향하는 실패한 예술가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전히 그런 인식들로 스텝들을 하대하거나 잡일을 처리하는 그저 있으면 편하고 없어도 그만인 고릿적 생각에 머문 사람들도 일부 있다.

K-pop 못지않게 K-클래식이 성장하고 있는 요즘 클래식매니지먼트도 발전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 외국 연주자들을 수급하던 역할에서 국내 예술가를 세계시장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가교역할과 동시에 해외 활동까지 지원하고 운영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클래식 매니지먼트도 공연예술경영 관련학과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예술대학에서 실기와 더불어 새로운 길을 위한 교육으로 과목을 개설하는 단계로 범위가 넓어지는 등 공연기획자나 무대스텝들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예술가가 공연을 준비하고 그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에서 어느 하나 그냥 되는 것이 없다. 기획 단계부터 홍보하고 마케팅, 관리 운영하는 업무까지 예술가가 빛이 나고 공연이 성공적으로 끝나는 그 순간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스텝들이 있기 때문이다.

공연 날 스텝들의 의상을 보면 대부분 검정정장을 입고 있다. 정장은 오시는 관객들에게 예의를 다하는 것이고 검정색은 무대에서 최대한 존재를 드러내지 않음이다.

무대 위의 별이 되기보단 그 별이 빛날 수 있게 밤하늘이 되어주는 모든 스텝들의 수고를 치사하길 바라기 보단 그들의 존재 여부나 기여도에 따라 더 빛이 날 수 있음을 생각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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