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지금이 한빛탑을 대전의 랜드마크로 세울 때다

김태명 한남대학교 명예교수/대전바로알기시민스쿨 학장 2023. 2. 1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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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명 한남대학교 명예교수/대전바로알기시민스쿨 학장

한빛탑은 1993년에 개최된 대전엑스포를 기념하기 위해서 세워진 상징 조형물이다. 엑스포 당시 세워진 설치물은 거의 다 철거되어 다른 건물들로 채워졌지만, 한빛탑만은 엑스포가 폐막된 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자리에 꿋꿋하게 서서 지구촌의 축제였던 엑스포를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을 일깨워 주면서 과학도시 대전을 상징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대전엑스포는 대전발전에 획기적인 계기를 제공한 우리 대전의 자랑스러운 행사였다. 대전엑스포는 '새로운 도약의 길'이라는 주제와 '전통기술과 현대과학의 조화' 그리고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재활용'이라는 부제를 내걸고 1993년 8월 7일부터 11월 7까지 93일간에 걸쳐 대전광역시 대덕연구단지 내에서 열린 국제박람회로서 흔히 대전엑스포라고 불린다. 개최기간 세계 108개국과 33개의 국제기구, 국내 200여개의 기업이 참가했고, 국내외로부터 대략 1400만 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2년에 개최된 여수 엑스포 관람객이 800만 명 수준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대전엑스포가 얼마나 전 국민의 성원 속에 치러졌는지 잘 알 수 있다.

이처럼 대전엑스포는 지구촌의 축제였으며 개발도상국에는 희망의 축제였고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과 위상을 드높이는 축제였다. 특히 이 축제를 통해 한국의 지방 도시 대전이 떠오르는 과학기술 도시로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는 개가를 올리게 됐다. 따라서 대전엑스포는 대전시민의 자랑이요, 긍지를 한껏 높여준 우리의 자랑스런 박람회로서 대전시민의 기억 속에 각인돼 있다. 무엇보다도 한빛탑은 대전엑스포의 영광을 한 몸에 지닌 채 지난 30년 동안 대전을 과학기술 도시로써 그 위상을 지키며 그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 해왔다. 따라서 대전의 한빛탑은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대변하는 상징탑이자 얼굴이다.

2023년에 이르러 대전엑스포 개막 30주년과 대덕연구개발특구 출범 50주년을 맞이하는 동안 대덕연구개발특구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엑스포 전시구역의 전시관은 거의 철거되고 그 자리에 주상복합아파트와 대전 MBC와 TJB와 그리고 호텔 영화찰영장과 같은 고층건물이 빼곡히 들어차 있어 대전엑스포의 흔적은 거의 사라지고 고층건물에 파묻혀 한빛탑의 존재마저 위협을 받는 상태이다. 그나마 한빛탑이 남아서 화려했던 엑스포의 추억을 간직한 채 그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대덕연구개발특구도 지난 50년 동안 우수한 연구성과와 기술사업화를 통해 국가의 경제성장에 기여해 왔다. 그러나 대덕연구개발특구도 최근 들어 흔들리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자국의 이익과 안보를 위해 국가 간 기술패권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우수한 과학인력마저 유출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출범 50년을 맞아 1세대 과학인력은 퇴임으로 연구단지를 떠났고, 삶의 질을 좌우하는 열악한 연구단지의 정주환경과, 연구결과의 상용화 미흡, 청년 인력의 수도권 집중, 주거 편익시설의 부족 등으로 연구단지로서의 경쟁력을 잃어감에 따라 인력과 자본이 수도권과 기타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최근 들어 눈앞에 다가온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을 선도해 대전발전을 견인하고 세계적인 과학기술의 허브로 도약하기에는 대덕 R&D 특구의 혁신생태계와 공간적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대한민국의 미래를 개척하는 세계적 혁신크러스터로의 도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21년 4월에 '대덕특구재창조종합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지금이 다시 한빛탑을 높이 세울 때다. 기존의 한빛탑이 대덕연구단지를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기초를 굳건히 다지겠다는 결단을 담은 탑이라면 이번에 세우는 제2의 한빛탑은 50년 다져온 과학기술을 한 차원 더 도약해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단지로 만들겠다는 대전시민은 물론 전 국민의 결연한 의지를 담아내는 한빛탑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의 고층건물로 묻혀 가는 기존의 한빛탑을 바로 옆에 있는 178m의 우성이산으로 이전하면 된다. 그러면 한빛탑의 높이가 271m가 확보돼 대전시 전체를 관망할 수 있어 전 국민의 과학기술 발전 의지를 담아 분출하기에 충분할 뿐 아니라 대전시의 이정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한빛탑이 된다. 또한 대전의 한빛탑은 236m의 서울 남산타워를 35m 능가하는 한국의 제일의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한빛탑을 우성이산으로 이전함으로써 파묻혀서 잊혀가는 한빛탑의 존재가치를 극대화하고 대덕연구단지가 실리콘밸리 같은 세계적인 과학기술의 산실로 거듭나기를 소망하는 국민의 염원을 담아서 분출시키는 절호의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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