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로의 산야초 톡Ⅱ] 43. 우산나물 - 삿갓나물은 독초, 잎의 끝 구별 잘해야

강병로 2023. 2. 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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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힘겹고 혼란스럽습니다.

겉은 비슷한데 성질(속)은 딴판인 우산나물과 삿갓나물이 그중 하나.

'토끼가 비를 피할 만한 우산'이란 뜻에서 '토아산(兎兒傘)'으로 불리는 우산나물은 우산채 일파산 철양산 등 여러 이칭을 갖고 있습니다.

우산나물의 잎은 끝이 V자로 찢어지고, 삿갓나물은 유선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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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산나물 

하루하루가 힘겹고 혼란스럽습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고, 내일은 또 어떤 칼날이 몸을 비집고 들어올지 알 수 없습니다. 구밀복검(口蜜腹劍)! 이 한마디면 요즘 세상이 이해되지 않을까요? 중상모략이 판치는 세상을 등지며 귀거래사를 읊은 도연명은 “전원에 돌아가 자연에 묻혀 살리라”고 다짐했지요. 그러나 그의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잔 들어 외로운 그림자에게 권하노라’는 시어에서 보듯 전원생활은 무료하고 고독했으며 잠 못 드는 밤이 많았지요. ‘잡시’에서 그는 ‘세월은 날 버리고 가는데/나는 소원을 이루지 못해/.../밤새 뒤척이며 잠들지 못하네’라고 고백합니다. 자연에 들면 침묵이 답일텐데….

물론 침묵이 능사는 아니겠지요. 그의 표현처럼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고’, ‘하루에 아침은 한 번뿐’인데 어찌 입 닥치고 살까요. 그런데 그는 ‘밤새워 술이나 마시자’고 합니다.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밤새워 술? 해가 바뀌어도 편할 날이 없습니다. 지도자(?)의 품격은 볼품 없고, 말씀은 귀에서 멀어집니다. 표리부동! 산야초 세상에도 사이비 유사 식물은 많습니다. 겉은 비슷한데 성질(속)은 딴판인 우산나물과 삿갓나물이 그중 하나. 얼치기들은 두 종을 한 종으로 우기기도 합니다만 약성과 쓰임은 전혀 다릅니다.

‘토끼가 비를 피할 만한 우산’이란 뜻에서 ‘토아산(兎兒傘)’으로 불리는 우산나물은 우산채 일파산 철양산 등 여러 이칭을 갖고 있습니다. 그만큼 식생 범위가 넓다는 의미겠지요. 계곡의 양지바른 곳에 밀생하며 풍미가 독특해 어린 순은 나물로, 뿌리는 약재로 사용합니다. 나물로 먹을 땐 끓는 물에 데쳐 독성을 우려낸 뒤 무쳐 먹거나 찌개 재료로 넣습니다. 말린 나물은 차로 우리거나 묵나물로 사용하는데 뿌리와 함께 혈액순환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집니다. 동의보감엔 ‘중풍으로 팔과 다리가 마비되는 증상에 쓴다’고 기록됐지요.

두 나물은 쉽게 구별되지 않습니다. 우산나물의 잎은 끝이 V자로 찢어지고, 삿갓나물은 유선형입니다. 우산나물의 어린 순은 솜털을 뒤집어써 뽀송뽀송 정겹지만, 나물로 먹으려면 솜털을 벗겨야 합니다. 삿갓나물은 불면과 어지럼, 위통, 구토를 일으키는 독초여서 함부로 먹어서는 곤란합니다. 가뜩이나 어지러운 세상인데 독초까지 먹어야 할 이유는 없겠지요. 피아가 구분되지 않는 세상. 세속에 살기 위해선 세속의 언어가 필요해 보입니다. 아니면 자연에 귀의하거나….

▲ 강병로 전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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