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연포탕의 진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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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도 고통을 느낀다.
산 채로 끓는 물에 들어가면 몸이 타들어 가는 고통을 느끼며 죽는다고 한다.
산 채로 회를 뜨거나 끓는 물에 바로 넣는 행위 등은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
예컨대 살아있는 낙지를 끓는 육수에 집어넣는 음식인 '연포탕'은 일부 국가에서 불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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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도 고통을 느낀다. 산 채로 끓는 물에 들어가면 몸이 타들어 가는 고통을 느끼며 죽는다고 한다. 영국과 같은 동물복지 선진국에서는 낙지 등 무척추동물도 동물보호법의 대상이다. 산 채로 회를 뜨거나 끓는 물에 바로 넣는 행위 등은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 예컨대 살아있는 낙지를 끓는 육수에 집어넣는 음식인 ‘연포탕’은 일부 국가에서 불법인 셈이다.
문제는 김 후보의 ‘연대·포용·탕평’에 대한 진정성이 동물복지에 대한 것만큼이나 의심스럽다는 점이다. 김 후보 측에서 경쟁자인 안철수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탈당’과 ‘탄핵’ 등을 입에 올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김 후보의 후원회장이던 신평 변호사는 안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탈당하거나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고, 김 후보는 안 후보 당선 시 대통령 탄핵이 우려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김 후보는 고 신영복 교수와 노동조합 등에 관한 안 후보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아 이념 공세를 펴기도 했다.
‘연포탕’의 진정성은 ‘김나(김기현·나경원) 연대’에 제한적으로 발휘됐다. 김 후보는 나 전 의원의 서울 자택은 물론 강원 강릉의 가족여행까지 찾아가 만났고,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연판장을 냈던 친윤계 초선 의원들 역시 나 전 의원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결국 나 전 의원은 김 후보와 독대 끝에 손을 맞잡고 ‘사실상 지지’에 나섰다. 김 후보가 내년 총선 공천권을 갖는 대표가 된다면 탕평 역시 선택적으로 이뤄질 공산이 높다.
그렇다고 상대 주자인 안 후보에게 진정성 있는 ‘연포탕’을 바라기도 쉽지 않다. 안 후보에게는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도, ‘안나(안철수·나경원) 연대’도 존재하지 않는다. 친윤(친윤석열)계도, 비윤(비윤석열)계도 안 후보를 외면하고 있다. 이대로 안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고 해도 당내 포용과 탕평은 쉽지 않아 보인다. 김 후보의 표현을 빌리자면 연포탕을 끓이려야 끓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대한민국과 당의 성공을 바라는 분이라면 누구와도 연대할 수 있다. 같은 목표를 향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방법론의 차이와 다양한 의견은 당의 역동성을 강화한다.” 지난달 30일 본지 인터뷰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등 비윤계도 ‘연포탕’의 대상이냐”는 질문에 김 후보가 한 답이다. 앞으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전대에서 김 후보가 대표로 선출된다면, 이때 본인이 했던 말을 꼭 지키길 바란다.
유지혜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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