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다 위 백조들과 해양경찰의 ESG

2023. 2. 13.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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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안다고 생각하는 주변의 위험이라도 방심하는 사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보통 위험을 백조에 비유해 주위 상존하며 예측 가능한 경우 화이트 스완, 위험이 있다는 건 알지만 통계나 예측이 빈약할 때 그레이 스완, 전혀 예측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위험이 도달했을 때 블랙 스완이 나타났다고 한다.

해상을 통한 밀입국이나 마약 밀수, 대규모 해양 오염 등은 그레이 스완 정도의 위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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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님, 1마일 전방에 흰색 물체가 있습니다.” “괜찮네. 거기 늘 있는 화이트 스완(White Swan)인 것 같군.” “그런데 계속 가까워집니다. 어, 어…”

잘 안다고 생각하는 주변의 위험이라도 방심하는 사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보통 위험을 백조에 비유해 주위 상존하며 예측 가능한 경우 화이트 스완, 위험이 있다는 건 알지만 통계나 예측이 빈약할 때 그레이 스완, 전혀 예측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위험이 도달했을 때 블랙 스완이 나타났다고 한다. 해마다 특정 시기에 발생하는 외국어선 불법 조업, 여름철 물놀이 안전사고, 겨울철 어선 화재 등은 화이트 스완에 해당된다. 해상을 통한 밀입국이나 마약 밀수, 대규모 해양 오염 등은 그레이 스완 정도의 위험일 것이다. 이들 바다 위의 위험을 나타내는 백조들에 대비·대응하는 도구로 해양경찰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있다. 해경은 정부 조직법에 따라 해양에서의 경찰과 오염방제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해경의 ESG를 살펴보면, 오염방제는 환경 측면에서 절대적이다. 아무리 잘 가꿔진 연안 생태계라도 해양 오염사고 한 번으로 파괴될 수 있으며 회복에 장기간 소요되기 때문이다. 특히 연안 생태계는 탄소의 중요한 흡수원으로 블루카본이라 불리며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방안으로 그 가치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김종욱 해양경찰청장
최근 해양오염의 양상도 다양해져 전통적인 기름 사고에서 선박 연료유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 폐어구로 인한 미세플라스틱 문제 등 위해 요소가 증가하고 있다. 해경은 방제 총괄 기관으로 항시 대비·대응 태세를 유지하며 다양한 오염 물질에 대한 평시 예찰과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방제정을 저탄소 친환경인 LNG 추진선으로 건조 중이며 올해 첫선을 보일 것이다. 또한 5개 지방청, 20개 해양경찰서, 97개 파출소가 우리나라 해안선을 따라 촘촘히 분포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안전과 환경을 지키고 있다. 지역 어업종사자로 구성된 민간해양구조대, 해양자율방제대 그리고 연안안전지킴이 등 1만4220여명이 해경과 함께 구조·안전·방제 분야에서 사회적 책임을 나눈다. 지역사회 영세 어업인의 생계형 단순범죄, 고령의 승선원들에 의한 경미한 사건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계도·훈방해 수사 차별화를 둔다.

지휘관의 정확한 상황 판단에 근거한 투명경영은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로부터 기인한다. 궁극적으로 해양영토 주권을 지키기 위해 필수적 요소이다. 국토의 4.5배에 달하는 이 영토를 지키고자 함정 364척과 항공기 24대가 방어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전체를 감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해경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해상의 교통 관제망을 구축하고 관측위성과 무인기 등 첨단 감시자산을 활용한 해양정보 융합 플랫폼(MDA)을 구축 중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에는 정형화된 위험은 존재하지 않는다.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기업은 지속가능하기 어려우며 정부 조직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해경은 비록 두려움은 있을지언정 변화무쌍한 바다의 위험에 대응하고 해양영토 수호에 만전을 기해 나가며, 기본에 충실하고 현장에 강한 조직으로 계속 진화해 나갈 것이다. 왜냐하면 대통령 신년사에도 나오듯, 우리는 결코 작은 바다에 만족한 적이 없으며 항상 더 큰 바다를 향해 나아갔기 때문이다.

김종욱 해양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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