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자도 붕괴건물도 '0'...불법건축에 단호했던 시장, 도시를 구하다
[앵커]
튀르키예가 강력한 지진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가운데 남부의 한 소도시에서 사상자는 물론 무너진 건물도 없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불평불만에도 불법 건축을 허용하지 않은 시장 덕분이었습니다.
김원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나라 긴급 구호대가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
이번 강진으로 건물 수천 채가 무너지며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하타이주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110㎞ 떨어진 인구 4만2천 명의 소도시 에르진에서는 단 한 명의 사망자도 없고 단 한 채의 건물도 무너지지 않아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외케슈 엘마솔루 에르진 시장은 현지언론에 "에르진에는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나 부상자, 무너진 건물의 잔해도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에르진이 무사했던 건 도시 내 불법 건축이 없었던 덕분이라고 밝혔습니다.
엘마솔루 시장은 자신은 어떤 식으로든 불법 건축을 허용하지 않았다면서 이 때문에 반발을 자주 샀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에 당선된 직후 친척이 찾아와 불법 건축으로 벌금을 물게 됐다고 말하기에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하자 "튀르키예에서 당신만 고상한 줄 아느냐"고 면박을 당했다는 일화도 전했습니다.
불법 건축은 튀르키예에서 이번 지진의 피해를 키운 대표적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1999년 만7천 명이 숨진 대지진 이후 내진 규제가 강화됐습니다.
또 2018년 규제가 확대돼 지진이 발생하기 쉬운 지역에서는 건축물에 고품질 콘크리트를 씌우고 철근으로 보강하도록 했지만 현장에서 이는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여기에다 불법 건축 건물주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대신 무허가 부동산이나 법 위반 건축물 등록을 허용하는 '건축 사면' 남발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YTN 김원배입니다.
YTN 김원배 (wb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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