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찾아온 ‘단비’…2년 만에 우승 갈증 풀었다

BNK에 76 대 52 승리로 정규리그 우승 확정…통산 14번째

되찾은 우승컵 아산 우리은행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13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와의 원정 경기에서 승리해 2022~2023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뒤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부산 | 연합뉴스

FA로 영입한 김단비 ‘1등 공신’
박지현 공격력 더해지며 시너지
PO 조기 안착 ‘통합 우승’ 정조준

여자프로농구 리그 선두 아산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5경기를 남겨 두고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우리은행은 13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와의 원정 경기에서 76-52로 대승을 거뒀다. 시즌 21승째(4패)를 신고하며 2시즌 만에 정규리그 최정상 자리를 되찾은 우리은행은 통산 정규리그 우승 14회를 달성했다.

우리은행은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준비를 할 수 있게 되면서 5년 만에 통합 우승을 노린다. 2년 전 정규리그 우승을 하고도 플레이오프에서 4위 삼성생명에 잡혀 통합 챔피언에 오르지 못한 한을 푼다는 계획이다.

이날 경기에서 우리은행은 박지현(27점 8리바운드)을 비롯해 김단비(14점 10리바운드), 김정은(15점)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사실상 3쿼터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1쿼터 접전을 펼친 우리은행은 2쿼터 들어 리바운드 싸움에서 앞서며 점수 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박지현의 안정적인 골밑 플레이에 김단비가 다시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8점 차로 격차를 벌렸다.

우리은행은 3쿼터에만 3점슛 3개를 포함, 잇달아 속공을 성공시키며 21점을 넣었다. BNK는 골밑 플레이도 난조를 보이며 3쿼터 9점을 넣는 데 그치며 무너졌다.

우리은행이 2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결정적 원동력은 지난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로 데려온 김단비의 공수에 걸친 맹활약이다. 김단비는 올 시즌 리그 득점 2위(18.5점), 어시스트 2위(6.4개), 스틸 2위(1.6개)에 블록슛 1위(1.3개)로 팀 공헌도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염두에 두고 영입했던 것들을 김단비가 모두 잘해주면서 잘 맞아떨어졌다. 본인도 (기대에) 부담스러웠을 텐데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단비는 이날 경기에서도 센터 박지현보다 많은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공수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우리은행은 김단비 외에도 기존에 박혜진, 김정은 등 30대 베테랑 선수들이 끌어가는 팀이다. 여기에 새로 불붙은 젊은피 박지현의 폭발력이 올해 우리은행의 질주에 더 속도를 붙였다. 데뷔후 5시즌째를 뛰고 있는 박지현은 올 시즌 평균 15점을 넘기며 팀 내에서 김단비에 이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위성우 감독은 “박지현이 올해 굉장히 좋아졌다. 어른스러워졌다. 얘기를 해도 잘 인지하지 못하던 것들을 지금은 깨닫고 플레이한다. 김단비를 보면서 배우는 시너지 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체력이 붙으면서 골밑에서 잘 밀려나지 않는 점이 가장 발전했다고 칭찬했다.

박지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새로 이적해 온 단비 언니랑 같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게 돼 정말 기뻤다”면서 “어느 시즌보다 통합 우승이 간절하다. 꽤 가까이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단비는 정규리그 MVP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욕심이 난다. 이 팀으로 이적을 한 건 내가 주도해서 우승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라고 당당히 밝혔다. 그는 “하지만 결국 모든 선수들이 잘해야지만 받을 수 있는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지막에 웃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