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사건, 北김일성 지시로 촉발"…태영호 발언 논란

4·3 관련단체 반발 "역사적 사실과 전혀 달라…폭동으로 폄훼한 극우 논리"
태영호 "북한에서 배운 역사적 견지에 따라 한 말일 뿐"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 후보.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인 태영호 의원이 제주를 방문해 "4·3사건은 명백히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고 말한 데 대해 관련 단체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태 의원은 13일 오전 자신의 SNS 글을 통해 "제주 4·3 사건으로 희생된 민간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제주 4.3 평화공원을 방문했다"며 4.3사건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향을 올리는 사진과 함께 게시했다.

문제는 이후 구절이다. 그는 "4.3사건은 명백히 김씨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며 "김씨 정권에 몸담다 귀순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희생자들에게 무릎꿇고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오후 전대 합동연설회에선 연설 도중 갑자기 무릎까지 꿇었다. "4·3사건 장본인은 김일성 정권"이라며 용서를 구했다. 또 '종북좌파 민주당과 싸울 수 있는 전투력 있는 저격수'를 자처하며 "저를 당 지도부에 입성시키면 북한 김정은이 화들짝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4·3사건 관련 단체들은 크게 반발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주4·3평화재단 등 관련 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태 의원의 사과와 최고위원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태 의원은 제주4·3사건은 명백히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된 것이라는 등 역사적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을 유포시키는 등 경거망동을 일삼았다"면서 "4·3을 폭동으로 폄훼해 온 극우의 논리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태 의원은 북한 촉발설에 대해 "북한의 역사적 견지에서 한 말"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북한에서 배운대로 발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지만 태 의원은 현재 대한민국 국적일 뿐 아니라,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 신분인 만큼 북한 역사관을 따랐다는 식의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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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명지 기자 div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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