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체질’ 셰플러, 피닉스오픈 2연패…다시 세계 1위로

김경호 기자 2023. 2. 1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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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첫 승 올린 대회서 ‘통산 5승’
16번홀 2만 관중 앞에서 진가 발휘
기세에 눌린 테일러 2m 퍼트 실패
임성재, 공동 6위로 2회 연속 톱10

“누구도 우승을 그냥 내주지 않을 것이고, 결국 내 힘으로 해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WM 피닉스오픈(총상금 2000만달러) 최종라운드를 2타차 선두로 맞았지만 조금도 방심할 수 없었다. 올해 2승으로 절정에 올라있는 세계 3위 존 람(스페인)을 비롯한 공동 2위 2명의 추격이 매서웠고 조던 스피스,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 제이슨 데이(미국) 등 쟁쟁한 스타들이 바로 아래 도사리고 있었다. 우승하면 세계 1위에 복귀한다는 생각에 몸이 굳을 법도 했다.

셰플러는 짜릿한 긴장감과 흥분을 제대로 제어했다. 초반 티샷 난조에도 차근차근 스코어를 줄였고, 후반 결정적인 승부처에서는 클러치 퍼트를 연거푸 넣고 기어코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셰플러는 13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 스타디움 코스(파71·7261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4개로 6언더파 65타를 치고 합계 19언더파 265타를 기록, 닉 테일러(16언더파 268타·캐나다)를 3타차로 제치고 트로피와 함께 상금 360만달러(약 45억원)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마스터스(4월) 이후 9개월 만에 PGA 통산 5승을 수확했다.

2020년 신인왕 셰플러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마침내 PGA 투어 첫 우승을 달성하고 최고선수로 도약했다. 이후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과 WGC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 플레이(이상 3월)에서 징검다리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1위로 치솟았고,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4월)까지 제패하며 시즌 4승을 올려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수상의 발판으로 삼았다.

시즌 후반으로 접어들며 잠시 주춤댄 셰플러는 지난해 10월 더 CJ컵에서 우승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게 밀려 세계 2위로 내려왔으나 자신의 성공의 출발점인 이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4개월 만에 다시 세계 1위로 우뚝 섰다.

셰플러를 끝까지 긴장하게 한 상대는 람이 아닌 세계 223위 닉 테일러였다. 테일러는 10번홀까지 버디 5개를 잡아 이때까지 3타를 줄인 셰플러와 중간합계 16언더파로 공동선두를 이뤘다.

역전 위기에서 셰플러는 진가를 발휘했다. 13번홀(파5)에서 투 온에 성공해 약 8m짜리 이글 퍼트를 넣고 포효했고, 1타차 선두로 맞은 16번홀(파3)에선 2만명에 가까운 대관중 앞에서 4.5m짜리 파 퍼트를 넣고 위기를 벗어났다. 셰플러가 보기를 범하면 공동선두가 될 수 있었던 테일러는 기세에 눌려 오히려 약 2m 파 퍼트를 실패하고 2타차로 멀어졌다.

17번홀(파4) 버디로 승부에 쐐기를 박은 셰플러는 “나쁜 샷이 나올 때 어떻게 만회하느냐가 중요한데 이번주에 그게 잘됐다. 특히 퍼트가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단독 3위(14언더파 270타)로 마친 존 람이 세계 3위를 지켰고, 공동 32위(4언더파 280타)에 그친 매킬로이는 세계 2위로 내려앉았다. 테일러는 지난주보다 무려 150계단 뛴 생애 최고인 73위에 자리했다.

임성재(25)는 스피스, 번스 등과 공동 6위(11언더파 273타)에 올라 두 대회 연속 톱10을 기록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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