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GBI’ 편입, ‘K채권 시장’ 키울 기회…최대 75조원 해외자본 유입 기대

권정혁 기자 2023. 2. 1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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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채권지수…이르면 내달 편입 여부 결정
주요 23개국 국채 포함…정부, 편입 목표로 외환시장 제도 등 변경
추종자금 3125조원, 한국 비중 2%…자금 조달 시장 안정에 긍정적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여부 결정을 앞두고 국내 채권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수 편입에 성공하면 최대 75조원의 해외 자본이 국내 채권시장에 유입돼 채권시장이 규모를 키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WGBI에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한국 채권시장의 지수 편입 여부가 이르면 다음달 결정된다.

WGBI는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로 런던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Russell)이 관리하는 인덱스다. 미국·영국·일본·중국 등 주요 23개국 국채가 편입돼 있으며 추종 자금은 약 2조5000억달러(약 3125조원)로 추산된다. 앞서 정부는 WGBI에 오는 3월 중 편입하는 것을 목표로 외국인 국채투자 비과세를 예정보다 앞당겨 시행하고 외환시장 제도 변경을 발표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WGBI에 편입될 경우 원화채권 수요가 늘면서 신규 자금 유입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연내 WGBI 편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편입 시 외국인 채권투자 신규 자금 유입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자본연)에 따르면 한국 국채시장 시가총액은 5400억달러로 WGBI(시총 25조달러) 편입 시 비중은 약 2% 수준이다. 자본연은 지수 편입 후 약 500억~600억달러(약 63조1000억~75조7000억원)의 지수 추종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추정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WGBI 추종 자금을 2조5000억~3조달러로 가정하면 500억~600억달러가 유입된다”면서 “WGBI 편입이 12~18개월에 걸쳐 진행되므로 월평균 자본 유입 규모는 28억~50억달러(3조5700억~6조38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연은 또 WGBI 편입 후 600억달러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전제로 국고채 5년물 금리(수익률)가 약 0.25%포인트~0.7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리가 떨어지면 경제 주체들의 자금 조달이 용이해진다.

채권별 수요가 균형 있게 형성되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시장에서 국고채 30년물은 보험사나 연기금, 3년물은 자산운용사나 은행 등으로부터 꾸준한 수요가 나왔지만 5년물과 10년물의 경우에는 실수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만일 WGBI 편입에 성공할 경우 해당 인덱스의 듀레이션(잔존 만기)에 맞춰 자산을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10년물에 대한 외국인 수요가 생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WGBI 편입에 따라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한수 자본연 연구위원은 “WGBI는 명시적인 퇴출 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국가 신용등급의 기준치 미달 등 최악의 이벤트 발발 시 급격한 자본 유출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 “자본 유입 규모가 확대되면 대외요인 변화에 따른 급격한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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