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주요 발표 몰린 이번주…뉴욕증시 연초 랠리 기대감 [뉴스+]

조성민 2023. 2. 1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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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1월 CPI 발표·연준 관계자들 공개발언 주목
소매판매·도매물가·기업 실적발표 등도 몰려있어
‘디스인플레이션’ 조짐에 투자자들 연초 랠리 기대
“불황없다”…‘美경제 무착륙 시나리오’ 등 낙관론

물가 등 미국 경제 전망 지표 발표 등이 몰린 이번주 뉴욕증시가 연초 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월가 등에서는 14일(현지시간)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향방에 따라 연초 랠리 지속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1월 물가 상승률이 이전보다 둔화했을 경우 최근 금융시장에 번진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을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AFP연합뉴스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연준 금리 인상 멈출까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1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월치인 작년 12월의 상승률 6.5%에 비해 둔화한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동기대비 5.4% 오르며 전월 상승률인 5.7%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긴축기 이후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을 언급한 것도 증권가 화제였다. 파월 의장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미국 워싱턴 D.C. 이코노믹 클럽에서 열린 대담에서도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작됐으나 이 과정은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물가 상승세가 아직 끝난 것은 아니라며 추가 금리 인상을 지속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이번주에는 연준 관계자 다수가 공개 발언하는 일정도 계속돼,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1월 CPI에 대한 평가와 향후 금리 전망에 대한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국인들의 소비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소매판매 지표와 도매 물가인 생산자물가지수(PPI), 산업생산 등 미국의 소비, 생산, 물가와 관련된 다양한 경제 지표도 이번주 공개된다.

기업들의 막바지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이번 주에는 코카콜라, 메리어트, 시스코, 파라마운트 등 기업이 실적을 공개한다. 지난주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에 상장된 기업 중 70%가량이 실적을 발표했다. 실적을 공개한 기업 중 약 70%는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 3년간의 평균치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경제 낙관론 급부상

디스인플레이션 조짐이 커지자 미국 경기 예측을 주도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최근 제3의 시나리오가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WSJ은 12일 “향후 미국 경제가 침체나 소강상태에 빠지지 않고 상당 기간 호황을 유지할 것이라는 ‘노랜딩(무착륙)’시나리오를 지지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랜딩(연착륙)’과 ‘하드랜딩(경착륙)’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급속도로 기준금리를 상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를 피해갈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확산한 배경은 당초 예상과 어긋난 각종 경제 통계다. 최근 미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1월 비농업 일자리는 51만7000개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3배 가까이 상회했고, 실업률은 3.4%로 54년 만의 최저치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마크 지안노니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긴축정책으로 고용시장이 안정되기 시작했다는 기존 통계와는 흐름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안노니는 “최근 통계를 보면 연준의 금리 인상은 당초 예상보다 노동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1월 미국 제조업 분야의 평균 주당 가동시간은 1.2% 상승하면서 성장을 이어나갔다. 노동자 입장에서도 임금상승률은 둔화했지만,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늘면서 더 많은 임금을 수령하게 됐다. 미국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지난 1년간 8.5% 늘었고, 1월에는 1.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최근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가 향후 12개월 내 불황에 빠질 확률을 35%에서 25%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3% 선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경기 흐름이 지속될 경우 물가상승률이 2% 선으로 떨어지는 경기 연착륙 상황은 도래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WSJ은 노랜딩 시나리오는 아직 소수설이라고 지적했다. 더 많은 전문가가 경기침체나 소강을 예측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연준의 금리 인상이 현실 경제에서 효과를 발휘하기까지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2006년의 경우 금리 인상이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치는데 1년 반이 걸렸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 상황을 감안해 연준이 긴축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리선물 시장에선 연준이 오는 6월까지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릴 확률을 90%로 보고 있다. 지난달까지 이 확률은 45%였다. 미국의 보험사 네이션와이드의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 캐시 보스차칙은 “기업의 수익은 갈수록 줄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면서 올해 중반부터 경기 소강이 시작되리라 예측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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