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사내 변호사 “적대적 M&A는 하이브 아닌 카카오”

이남경 MK스포츠 기자(mkculture3@mkcult 2023. 2. 13.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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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사내 변호사 경영권 분쟁 적대적 M&A 사진=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사내 변호사인 조병규 부사장이 경영권 분쟁과 적대적 M&A에 대해 이야기했다.

조병규 부사장은 13일 SM 전 직원원에게 설명문을 공유하며 경영권 분쟁과 적대적 M&A에 대해 말했다.

그는 “‘경영권 분쟁에서의 경영권’은 의미가 다르다. 상법이나 자본시장법에서 다루는 경영권이란, 이런 경영학적인 경영권이 아니라 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를 선임하여 이사회를 구성할 수 있는 권능을 말한다. 보통의 경우, 1대 주주에 대응하기 위하여 2대 주주와 3대 주주가 연합을 한다, 이런 상황을 보통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고 한다”라며 “작년부터 있어 왔던 제안주주(얼라인파트너스)의 감사 추천, 그로 인하여 선임된 감사의 취임과 활동, 이런 것들은 얼라인이라는 주주와 선생님이라는 대주주 사이의 분쟁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얼라인&현 경영진과 이수만 프로듀서의 경영권 분쟁이 있는 상황이며, 입장 충돌이 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2월 7일에 카카오와 에스엠이 사업협력 협약을 맺고 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한 일도 마찬가지”라며 “카카오가 9%의 지분을 가지면서 얼라인과 현 경영진 편에 서게 된 것도, 하이브가 선생님 지분을 인수하고 공개매수를 통해 40%에 육박하는 지분을 취득하겠다고 나선 것도 모두 경영권 분쟁의 상황인 것”이라고 짚었다.

적대적 M&A에 대해서는 “공동대표는 에스엠에 현금자산이 넉넉함에도 불구하고 카카오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여 무려 9%의 지분을 카카오가 낮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게 했으면서, 하이브가 선생님의 주식을 사고 공개매수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왜 ‘적대적 M&A’라고 반대 성명을 내었을까”라며 “적대적 M&A란 ‘경영진의 의사에 반하고, 경영진의 협조 없이, 비우호적으로 이루어지는 인수합병’을 뜻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경영진’이란, 현재의 공동대표와 같은 대표이사와 이사회가 아니다. 위에서 설명한 상법/자본시장법에서 다루는 경영권을 행사하는 현재의 대주주와 우호세력을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현재의 상황과 같이 대주주와 대표이사가 뜻을 달리하는 경우 그 인수합병이 적대적이냐 우호적이냐는 대주주를 기준으로 가릴 수밖에 없다. 이사회를 구성하는 권한은 주주로 구성된 주주총회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그러니 지금 적대적 M&를 시도하는 쪽은 카카오인 것이지 하이브가 아니다. 오히려 하이브는 우호적 M&A를 진행하는 것이며, 대주주의 뜻에 반하여 지분을 늘리고자 하는 쪽은 카카오, 그리고 카카오와 손을 잡은 현 경영진과 얼라인”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 대표이사와 이사회 멤버의 지분은 0.3%라고 한다. 그리고 얼라인의 지분은 1% 남짓이라고 한다. 그러면 1월 20일자 합의를 했던 얼라인과 현 경영진의 지분은 다 모아 봐야 2% 안팎일 것. 그렇다면 현 경영진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당연히 자기를 지지해 줄 큰 지분을 가진 주주가 필요하다. 이것이 카카오에 대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의 실체”라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작년 주총 직후, 이성수 대표는 제게 분명히 말했다. 이성수 대표는 선생님 지분을 처분하는 데 반대하며, 특히 카카오가 선생님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더더욱 반대한다고. 그런데 올해 1월에는 선생님과 다른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뒤, 에스엠의 발전을 위해서라면서 카카오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겠다는 이사회 결의를 한다. 그러자 언론은 이구동성으로 이 딜이 카카오 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에스엠을 인수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고 평가한다. M&A 사상 전대미문의,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다고도 평가한다”라고 강조했다.

조병규 부사장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는 주주들끼리 싸울 때 회사는 중립을 지키고 끼어들지 말아야 하는 판례를 예로 들었다. 그는 “회사의 경영권, 즉 상법과 자본시장법에서 말하는 이사선임권과 이사회 구성에 관한 권능을 놓고 주주들이 싸우는데, 회사가 어느 한쪽 편을 들면 될까요 안될까.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듯, 주식회사의 주인은 회장, 사장이 아니라 주주이다. 이 당과 저 당이 정권을 잡기 위해 싸우는데, 정권이, 정부가, 국가기관이 어느 한 편을 들면 될까요 안될까. 당연히 안된다. 대주주와 얼라인 + 현 경영진이 회사의 차기 이사회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데, 회사가 덜컥 얼라인과 현 경영진의 편을 들고 있는, 또 어쩌면 이미 같은 편에 섰을지도 모르는 카카오에게 신주발행/전환사채발행의 방식으로 지분을 늘려준다? 이것은 정부가 선거에 개입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얼라인파트너스는 행동주의를 빙자한 이익추구 펀드가 목표라고 짚었다. 조병규 부사장은 “얼라인은 기본적으로 펀드이다. 펀드는 돈을 버는 게 목표이다. 자기 돈도 아니고, 투자 받은 돈”이라며 “펀드는 어디에든 투자를 했다가 이익실현이 되면 팔고 나가는 엑시트, 현금화가 목표인 비즈니스이다. 얼라인은 자신들의 이익실현을 최대화 하기 위해서는 현 경영진이 유임되고, 카카오가 대주주로 들어오는 것이 주가 상승 요인이 된다고 보았을 것. 심지어 얼라인 대표인 이창환씨가 자기 자신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셀프 지명하여 ‘경영권(이사선임권 또는 이사회 구성권한)’을 가지려고 한 것은, 그것을 내세워 얼라인이 가진 에스엠의 주식을 비싸게 파는데 도움이 된다 기대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카카오가 무리해서 주식 지분을 사려고 한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조병규 부사장은 “카카오도 역시 ‘돈’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얼라인, 에스엠의 현경영진과 손을 잡으면, 주식을 일단 싸게 살 수 있고, 힘을 합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고, 그러고 난 후에 대주주로 올라간다는 전략”이라며 “창업자이고 대주주인 사람의 주식을 이런 식의 야합을 통해 희석시키고, 그렇게 하여 제1대 주주를 변경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래서 M&A업계에서는 이것을 전대미문의 적대적 M&A라고까지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선생님이 하이브와 한 계약을 보면, 선생님의 주식가격과 공개매수 주식 가격을 같은 값으로 정하셨다. 이것도 한국 M&A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대주주로서 하이브로부터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을 하나도 받지 않고, 주주들에게 그 혜택이 가도록 하신 것”이라며 “개인이 볼 수 있는 이득 수천억을 포기하여 주주들이 받을 기회를 만들어 주신 거다. 카카오가 9만원으로 ‘후려친 가격’을 선생님은 12만원에 모든 주주들이 매도할 수 있게 해 주신 거다”라며 얼라인의 발언들에 이상한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얼라인의 이중적 태도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이다. 진정한 주주가치보다, 현재 에스엠에 대해 행사하는 ‘자신의 영향력이 온존한가, 계속될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 얼라인의 모습은 행동주의 펀드의 행동이 아니다. 경영권 펀드의 모습이다. 경영권을 취득하고 행사해서 자신의 가치를 올려 다시 파는 그런 펀드”라고 덧붙였다.

조병규 부사장은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수만) 선생님은 그동안 경영일선에 관여를 하지 않아 왔다는 점”이라며 “선생님은 경영은 경영진에게 맡기고, 본인은 프로듀싱과 메타버스의 세계에만 온 집중을 하고 있었다. 만약 선생님이 경영을 직접 맡으셨더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왜 처조카를, 측근을 이사로 내세워 실질적으로 경영에 관여하느냐는 논란은 없었을 테니까”라며 “현 경영진으로부터 얼라인이 요구한 개선사항을 들었을 때, 선생님은 대주주로서 대부분 받아들이는 거이 합당하다는 의견을 개진하셨다고 한다. 나아가 현경영진들은 본인들이 잘하는 일들을 하고, IR이나 경영화동은 그것을 잘하는 전문 경영인을 찾아 그분들에게 맡기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셨다고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얼라인의 요구 중에 딱 하나 선생님이 반대하신 것은, 얼라인이 직접 이사회에 들어오는 것이었다. 얼라인이 1.2%만을 가진 주주인데, 사외이사를 추천하거나, 직접 등기이사로 들어오는 것은 곤란하다고 여기셨다. 얼라인이 미워서가 아니라, 5%, 10%를 가진 주주라면 몰라도, 1%를 가진 주주가 그러한 권한까지 행사하는 것은 실질보다 과도한 권리를 가지게 되고, 그 주주의 회사에 대한 영향력이 과대평가되기 때문”이라며 이수만이 지배구조 개선에도 찬성했으며, 프로듀싱 계약은 정하는대로 따르겠다고 했고, 로열티는 오래전부터 포기할 수 있고, 사회외 환원할 수도 있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추가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다만 올해 정기주총과 관련해서 언젠가는 얼라인이 시비를 걸어올 것이 뻔한 주제이기 때문에, 먼저 밝힐지, 나중에 대응할지, 어떠한 방법으로 밝힐지를 고민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이번 하이브의 공시 내용에도 있듯이 선생님은 계약기간 종료 후 로열티를 포기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 하이브가 먼저 요구한 것도 아니다. 이것은 선생님의 오래된 생각이었다”라며 “내부거래 개선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선생님께서는 신임 감사 취임 후부터, 공동대표들에게 과거의 유산이 에스엠의 발목을 잡으면 안되니, 외부에서 챌린징이 있을 만한 것들은 우리들이 빨리 개선하자는 입장을 밝혀 오셨다. 라이크 기획과의 계약 종료는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조기 종료를 서두르자고 수차례 말씀하셨다”라고 말했다.

조병규 부사장은 SM 3.0 시대 멀티 제작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말을 꺼냈다. 그는 “선생님은 오래 전부터 본인 이후의 에스엠을 위해 멀티프로듀싱 시스템 구축을 재촉하셨다. 선생님이 없어도 스스로 굴러갈 수 있는 프로듀싱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계속 말씀하셨다. 그동안엔 기능별 최고의 전문가들이 총괄프로듀서와 함께 최고의 음악을 만들어오던 것에 반해, 이번에 현 경영진이 발표한 것은, 쉽게 말하면 하나의 회사를 다섯 개 회사로 쪼갠 것과 같다. 그리고 올해에 신인팀만 세 팀을 내놓겠다고 한다. 그게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겠냐”라며 “이것을 망상이라고 본다. 얼라인 이창환 대표의 문화산업에 대한 무지와 선생님의 자리를 본인이 맡아 이것을 해낼 수 있다고 믿는 이성수 대표의 욕망을 합쳐서 주주들에게 헛된 희망을 주는 발표를 한 거다. 이번 발표는 마치 벽돌공장을 크게 신축하고, 벽돌 찍는 기계를 더 들여다 놓으면 더 많은 벽돌을 찍어낼 수 있다는 얘기처럼 들린다. 우리가 벽돌을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해 오신 멀티 프로듀싱은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조성규 부사장은 이수만이 모든 것을 수용하겠다고 했음을 짚으며 “‘둘 다 내 옆에, 내 편에서 든든하게 있어 주렴. 너희들이 내 편에 서서 원팀으로 움직여야 밖에서 우릴 공격하는 집단들을 막을 수 있다. 너희들이 내 옆에 당당하게 서 있지 않으면, 우리는 외부의 공격에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가 바로 그것이었다”라고 이야기한 뒤 “공동대표들은 바로 잠수를 탔다. 전화기 끄고 출근도 안하다가 1월 20일 금요일에 얼라인과 에스엠 합의를 발표해 버린다. 얼라인 제안 전면수용. 얼라인 이창환 대표를 등기이사인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 이게 선생님을 위한 일일까. 회사의 장래를 위한 결단이냐”라고 비난했다.

이를 내통과 배신이라고 표현하며 조성규 부사장은 “주주가 주주대표소송을 하는 이유는, 과거의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보다는, 현재의 경영진에게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고 시정하라는 의미가 크다. 주주, 투자자, 펀드에게는 ‘역사 바로 세우기’보다 회사의 가치, 주식의 가치, 주주로서 받는 존중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고, 이 가치와 존중은 ‘현재의 경영진’이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얼라인이 보내온 주주대표소송 청구서는 이례적이게도 현재의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은 모두 빠진 채 작성되어 있다”라며 선생님과 구성원들을 겁박해온 것이고, 주주대표소송청구서에서 공동대표와 현 이사회 구성원 이름이 빠진 것은 이 상황을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짚었다.

조병규 부사장은 “임직원들에게는 이 모든 일이 선생님을 위한 일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정작 선생님 본인에게는 한 마디 의논, 한 통의 전화, 한 통의 편지도 없었다고 한다”라며 “현 경영진은 2월 7일, SM 3.0에 돈이 필요하다면서 카카오와의 신주인수 및 전환사채 발행을 발표한다. 그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한 이사회는 전날 오후 5시에 소집 통보를 보내고, 다음날 아침 8시 30분에 회의를 열어 가결한다. 그 목적이 무엇인지, 누가 원했고, 누구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는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현 경영진이 카카오, 얼라인과 같은 편이라는 것이 이미 만천하에 명명백백해진 이후, 선생님께서 지분을 하이브에 양도하신 사실 역시 널리 알려졌다. 에스엠의 미래와 방향, 그리고 임직원 개개인의 장래와 관련하여 다들 고민이 많으실 줄로 안다. 에스엠의 최대주주가 하이브가 되든, 카카오가 되든, 그것을 회사에 고용된 임직원들이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닐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결정하고 우리가 실행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에스엠의 최대주주가 누가 되든, 에스엠의 정신, 에스엠의 문화, 에스엠의 전통과 유산을 지키는 것은 오로지 임직원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여태까지 잘잘못을 논하고, 누구의 책임이 큰가를 따지고, 각각의 장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를 많이 전달받았다. 그간의 사정을 소상히 밝히는 것이 이런 논란을 부추기는 일이 될 수 있음을 잘 알고, 그런 걱정을 많이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또 상세히 임직원들과 공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안정과 단합을 호소하는 것 역시 공허함을 잘 알기에 이렇게 긴 글을 드리게 되었다”라며 “강조하거니와, 현재의 에스엠에서 에스엠을 지키고 전통과 유산을 계승하면서 앞으로 발전을 이룰 분들은 임직원 여러분이다. 다시 용기와 희망을 가지시기를 바라고, 헛된 루머에 현혹되지 마시기를 당부 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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