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허덕이는 농민…“농협은 돈 잔치”

안승길 2023. 2. 1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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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작물 값 하락과 겹친 급격한 금리 인상, 농민에겐 시름이지만 농협엔 큰 이자 수익을 가져다줬죠.

농협이 최근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했단 소식에 농민들의 박탈감이 큰데요.

농협이 과연 본분을 다하고 있는지 농민들은 되묻고 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18년째 벼농사를 지어 온 심영석 씨.

쌀값 하락에 이어 새해부터 날아든 금리 인상 소식에 한숨이 깊습니다.

농자재와 농기계 구입비 등 농협에서 받은 대출만 수천만 원, 소득은 절반으로 떨어지고 이자만 잔뜩 늘어난 현실은 팍팍하기만 합니다.

[심영석/익산시 삼기면 : "농기계 수리비나 농협 이율, 농자재, 유류대 이런 건 다 인상돼서, 적자 폭이 너무 많이 커졌어요. 뭐라도 해서 유지하려고 겨울 작물을 하는 거예요."]

실제 지난해 3분기 농산물 가격 지수는 전년보다 1% 오른 반면, 농업 비용 상승 폭은 28%에 달합니다.

농민들의 빚 부담, 농협엔 오히려 기회였습니다.

농자재값과 대출 금리가 크게 올라 농협은행이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5조 원가량.

농협은 최근 임직원 성과급을 크게 늘린 반면, 농민들이 요구해 온 농자재 판매 마진율 인하 등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농민에게 벌어들인 돈을 임직원끼리 나눠 가진단 비판이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김영재/익산시농민회 부회장 : "성과 낸 부분에 대해 농민 조합원들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 고민하는 게 아니라, 400%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건 농민을 우롱하는 걸 뛰어넘어 농민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는 거고요."]

지역 농협을 감사하고 농민을 지원해야 할 농협중앙회가 회장 연임에 온 힘을 쏟는 것도 박탈감을 키웁니다.

위기에 몰린 농민들은 농자재 판매 등으로 거둬들인 수수료 환원과 영농 금리 인하, 농가 부채 이자 인상액의 지원 등이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정충식/전농 전북도연맹 사무처장 : "농협이란 게 기본 목적 자체가 태생 자체가 농민의 지위 향상과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거든요. 일부라도 농민들에게 환원한다든가, 농협의 역할을 제대로 해줬으면…."]

한편 농협 전북본부는 수익 배분이나 금리 산정이 중앙회에서 결정되는 것인 만큼,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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