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줄게" 애원했지만 "기절시켜!"…40대男 집단폭행 10대들 재판 간다

8명이 모텔서 집단폭행 가담… 15~16세 5명 중 2명은 구속기소, 3명은 불구속 기소…초등학생 등 3명은 촉법소년으로 소년부 넘겨져

인천의 한 모텔에서 조건만남을 미끼로 40대 남성을 유인한 뒤 폭행해 금품을 빼앗은 10대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강도상해 등 혐의로 A군 등 10대 2명을 구속기소하고, 나머지 10대 3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13일 밝혔다.

A군 등은 지난달 17일 오전 10시 48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한 모텔에서 40대 남성 B씨를 쇠 파이프와 소화기 등으로 때린 뒤 현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미성년자 조건만남을 미끼로 B씨를 모텔로 유인한 뒤 폭행해 금품을 빼앗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무리 중에는 초등학생 등 촉법소년 3명이 포함돼 검찰에 송치되지 않은 채 인천가정법원 소년부에 넘겨졌다.

A군 등의 범행은 당시 모습을 가해자들이 직접 촬영해 SNS에 올리며 빠르게 알려졌다.

해당 영상을 보면 A군 등은 모텔 내 계단과 객실 통로 등에서 B씨를 구석으로 몰아넣고 무차별 폭행을 저지른다. 남학생들은 각목과 소화기 등 둔기로 번갈아 가며 남성을 내리쳤으며, 계단에서 뛰어내려 날아차기를 하기도 했다.

B씨는 A군 등에게 "차라리 돈을 줄게"라며 애원했지만, 이들은 "이 XX, 기절시켜", "기절한 척한다", "더 맞아야 해" 등의 말을 하며 낄낄거리며 범행을 이어갔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15~16세 소년이나 범행 방법, 경위,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할 때 사안이 중대해 모두 기소했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